다축형 사과원 시스템 현장전파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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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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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기술 고수를 찾아라] (14) 서상욱 태산농원 대표
농작업 쉽고 햇빛·통풍에 유리
일본서 거꾸로 농법 배우러 방문
국내 내로라하는 사과 전문가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농가가 있다.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서상욱 태산농원 대표(61)는 ‘다축형 사과원 시스템’을 경북지역에서 처음으로 규모 있게 도입한 사과 달인이다.

서 대표는 이탈리아·미국 등 선진국에서 이뤄지는 다축형 사과원 시스템을 2018년 자신의 농장에 과감히 적용했다. 1.6㏊(5000평) 규모로 시작한 그의 다축형 사과원 시스템은 지난해 기준 경북지역에서만 385농가가 도입, 전체 적용면적 159㏊를 자랑한다.

다축형 재배는 하나의 대목에 2개 이상의 원줄기(축)를 수직으로 배치해 수형을 벽처럼 납작한 형태로 키우는 방식이다. 농작업을 하기 쉽고 일조·통풍이 우수하단 장점이 있다.

서 대표는 사과농사를 짓던 부모 밑에서 농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돈을 모아 1994년 지역에 비료공장을 세웠고 다시 10년 후인 2004년 사과농사에 뛰어들었다.

8.2㏊(2만5000평) 규모라는 작지 않은 면적이었지만 기술적으론 초보 농사꾼이나 다름없었다는 서 대표. 그는 아이들이 사과농사를 이어받고 싶다는 말에 2009년 경북대학교 사과연구소의 문을 두드렸다. 이곳에서 8년간 기술 컨설팅을 받은 그는 사과 선진국 사례를 연구하던 중 해외 다축형 재배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일반 재배와 다축형 재배의 차이는 ‘생장시키려는 대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기존에는 나무 자체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 사과가 열리려면 3∼5년 걸렸다”면서 “다축형 재배는 사과 열매를 얻는 데 집중해 나무 줄기도 가늘고 키도 작지만 1∼2년 안에 수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려움도 있었다. 그는 “해외에선 다축형 재배에 맞는 묘목이 따로 있지만 국내엔 없어 접붙임 등으로 수세를 관리해 한국에 맞는 수형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과 품종에 다축형 재배가 정답은 아니므로 ‘후지’ ‘감홍’ 등 적합한 품종에만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 대표는 원활한 배수와 적정 비료 공급도 사과농사의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장 전체 땅속에 유공관을 설치해 비가 아무리 와도 금방 물이 빠지고, 관을 통해 뿌리에 산소를 공급한다”면서 “한우를 300마리 이상 키우는데 우분을 활용해 자체 비료공장에서 비료를 만들어 쓰고 있다”며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다보니 사과나무들이 과다 생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전체 15㏊ 규모 농장에서 사과를 연간 330t 생산하며 20억원 이상의 조수입을 올린다.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아 서 대표는 2021년 제8회 한광호 농업상 농업대상을 받았다. 올 11월엔 ‘2024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에서 최고상(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10년 전 사과 재배기술을 배우기 위해 찾았던 일본에서 오히려 제 농법을 배우기 위해 3년 전 우리 농장을 방문했다”면서 “사과가 대한민국 대표 과일로 자리매김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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