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농가 129마리 중 7농가 18마리서 검출
인수공통전염병…농장주에 병원검사 권고
경기도 북부동물위생시험소는 경기 북부 농가에서 사육 중인 염소를 대상으로 질병 검진을 펼친 결과 인수공통전염병인 큐열·결핵·브루셀라 등에서 이상소견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최근 국내 염소 산업은 급성장 중이다. 사육 마릿수는 국가방역통합시스템상 올 8월 기준 전국에서 50만마리를 넘어섰다. 또한 수입육도 급격하게 증가해 외국산 염소 고기 수입량은 2021년 1883t, 2022년 3322t에서 2023년 6179t으로 2022년보다 86% 늘었다.
그럼에도 염소에 대한 질병진단 체계는 기대만큼 확립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사람에게 발열·두통·근육통·폐결핵 등을 유발하는 세균성질병인 큐열·결핵·브루셀라 등을 전파할 수 있는 위험을 지니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특히 큐열은 질병관리청 연구 결과 염소와 양 사육농가 종사자들에서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경기도 북부동물위생시험소는 11월5~28일 전국 최초로 인수공통 전염병 확산 방지와 식품 유통 안전성 확보를 위해 농가가 사육 중인 염소에 대한 질병 검진을 시행했다. 시험소에 따르면 염소는 소와 달리 주요 인수공통 전염병인 결핵·브루셀라병의 사전검사 의무화 제도가 시행되지 않고 있다.
검사항목은 ▲동물·사람 간 전파로 발열, 두통, 근육통, 폐결핵 등을 일으키는 인수공통전염병 3종(큐열, 결핵병, 브루셀라병) ▲염소의 설사병 등을 일으키는 소모성질병 2종(소바이러스성 설사, 크립토스포리디움) ▲제1종 가축전염병 2종(구제역, 가성우역) 등 총 7종이다.
검사 결과 염소 20농가 129마리 중 7농가(35%) 18마리(13.9%)가 인수공통전염병인 큐열에 대해 항체 양성 판정됐다. 농장 기준으로는 35.0%, 마릿수 기준으론 13.9%의 양성률이다.
소모성 질병인 크립토스포리디움은 4농가 4마리가 항체 양성으로 판정됐다. 항체 양성은 과거에 큐열 또는 크립토스포리디움 감염으로 인해 항체가 생성된 상태를 의미한다. 나머지 질병에서는 항체(항원)가 나타나지 않았다.
큐열의 임상증상으로는 염소에게 유산·사산 등 번식 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며, 크립토스포리디움은 설사 증상을 유발한다. 항체 양성 개체에 대한 현장 임상 예찰을 한 결과 이러한 이상 증상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기도는 인수공통전염병인 큐열 항체 양성으로 확인된 7곳 농가의 농장주들에게 병원 검사를 권고했다.
정봉수 경기도 북부동물위생시험소장은 “이번 염소질병 검진 시범사업이 체계적인 질병 관리는 물론 큐열 등 인수공통전염병의 사람으로 전파를 사전에 차단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2025년에는 큐열·크립토스포리디움 등 7종 질병의 검사 물량을 확대해 염소고기 식품의 안전성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