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부작 초미니 TV 드라마, 방송사와 손잡는 OTT… ‘경쟁 대신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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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09. 오전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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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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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부작 이하 TV 드라마 방영 급증… 우주 배경 등 OTT처럼 소재 다양
최근 국내 TV 드라마가 신선한 소재와 빠른 전개로 OTT에서 강세다. ‘이브’(배우 공효진·왼쪽)와 ‘공룡’(이민호)의 우주 정거장 생활기인 ‘별들에게 물어봐’(tvN)는 8일 현재 넷플릭스 국내 1위, 세계 4위다. /tvN

B급 유머(SBS ‘열혈사제2′), 우주 오피스물(tvN ‘별들에게 물어봐’), 10부작 심리 스릴러(MBC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까지. TV에 신선한 화법의 드라마가 나오고 있다. 회차는 줄어들고 전개는 속전속결이다. 파격적인 소재 채택까지 OTT 드라마와 닮아가고 있다. 이 호환성을 바탕으로 OTT에 공개돼 높은 시청 순위를 기록한다. ‘드라마 명가’ 자리를 두고 경쟁하던 OTT와 TV가 최근엔 공생 구도로 나아가고 있다.


OTT 오리지널 드라마가 처음 등장했을 때 TV 드라마와 눈에 띈 차이점은 6부작, 8부작, 10부작 등 자유로운 분량이었다. TV 편성에서는 규격화됐던 ‘미니 시리즈 16부작’ 공식이 사라지고 다양한 길이의 드라마가 제작되기 시작했다. 이 바람이 거꾸로 TV로 불었다. TV에서도 12부작 이하 드라마 방영이 급증한 것이다. ‘열혈사제2′(12부),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10부), ‘지금 거신 전화는’(MBC·12부), ‘정년이’(tvN·12부),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tvN·12부), ‘우연일까?’(tvN·8부) 등 최근작을 비롯해 올해도 ‘초 미니 시리즈’가 이어진다.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2025년에도 12부작 이하의 드라마가 다수 제작된다”며 “이야기에 맞게 에피소드 개수가 결정되면서 한층 몰입감과 완성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했다.

소재와 호흡도 다양해져 OTT 드라마를 압도하기도 한다. 국내 첫 우주 배경 드라마 ‘별들에게 물어봐’(tvN)는 4일 방영을 시작하면서 넷플릭스에도 공개됐는데, ‘오징어 게임2′를 제치고 국내 1위(8일 기준)에 올랐다. 속 시원한 빠른 전개를 보여주고 있는 퓨전 사극 ‘옥씨부인전’(JTBC)이나 파격적인 웹소설 소재의 ‘지금 거신 전화는’도 넷플릭스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열혈사제2′ ‘모범택시3′(SBS 방영 예정) 등 OTT처럼 시즌제 드라마도 늘었다.


TV 드라마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OTT도 ‘독점 콘텐츠’에만 방점을 두지 않고 TV와 협업에 나섰다. 지난달 넷플릭스는 SBS의 일부 신작 드라마를 넷플릭스에 동시 공개한다는 협약을 맺어 올 하반기 첫 사례가 나올 예정이다. 작년 티빙은 ‘선재 업고 튀어’ 등 tvN 인기 드라마를 제공하며 구독자를 크게 늘리면서 협업의 효과를 봤다. 디즈니+는 최근 자체 히트 드라마인 ‘무빙’(2023)을 MBC에 공개했다. 글로벌 OTT 작품의 첫 TV 방영 사례다. 앞으로 나올 ‘무빙2′ 등을 보기 위한 신규 가입자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같은 작품도 방송 심의를 받는 TV에서는 수위를 조절해 방영한다.

OTT와 TV 협업은 국내 드라마 산업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기대된다. 글로벌 OTT를 통해 다양한 언어의 자막 및 더빙이 제작되고, 해외 홍보 및 마케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OTT 역시 노하우가 쌓인 국내 방송사와 손잡아 균형 잡힌 작품을 발굴하고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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