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의협회장 “2026학년도 의대정원 반으로 줄여도 수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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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09. 오전 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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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우 당선… 의정갈등 계속될 듯
대한의사협회(의협) 신임 회장에 김택우(61) 전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당선됐다. 의협은 지난해 5월 취임한 임현택 전 회장이 6개월 만에 탄핵돼 물러난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돼 왔다. 김 신임 회장은 이날 당선 직후 취임해 2027년 4월 말까지 의협을 이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의대 증원’을 포함한 정부의 의료 개혁을 모두 중단하라고 주장해 왔다. 의정 갈등에서 대표적 강성으로 분류된 그가 당선되면서 의료계와 정부의 ‘강대강’ 대치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8일 대한의사협회에서 김택우(오른쪽) 전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이 신임 의협 회장으로 당선된 후 고광송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의협에 따르면 김 회장은 전날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 의협 회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총 유효 투표수 2만8167표 중 1만7007표(60.4%)를 얻어 당선됐다.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는 1만1160표(39.6%)에 그쳤다.

김 회장은 앞선 1차 투표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도 김 회장을 지지했다. 의료계에서는 “박단 위원장이 앞서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구하고, 박형욱 비대위원장을 지지해 당선시키고, 김 신임 회장까지 당선시키면서 3차례 ‘박단의 힘’을 보여줬다”는 말이 나왔다.

경상국립대 의대를 졸업한 외과 전문의인 김 회장은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발표 직후인 지난해 2월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전공의 사직서 제출을 부추겼다는 이유로 의사 면허 3개월 정지 처분을 받았다. 김 회장은 면허 정지 취소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면허 정지’ 상태가 됐다.

김 회장이 이끄는 의협은 대정부 강경 투쟁 노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 4일 1차 투표 결과 발표 직후 “대통령이 궐위 상태이므로 (의대 증원 등) 대통령이 추진했던 모든 정책은 잠정 중단하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새 의협 집행부는 당장 정부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을 논의해야 한다. 정부 입장에서도 오는 5월에 2026학년도 대학별 모집 정원을 공시하려면 다음 달 초에는 총 정원을 확정해야 한다. 김 회장은 이날 당선 후 “기관사가 하차한 폭주 기관차를 멈출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라며 “이 정책을 추진한 대통령은 궐위 상태고, 의료개혁이 잘못됐다는 게 밝혀졌다”고 했다.

김 회장은 선거 과정에서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기존(3058명)의 절반으로 줄이겠다면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당선 후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이 사태의 가장 주축인 만큼, 그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 회장은 선거때 전공의를 의협 상임이사로 임명하고, 의대생에게도 준회원 자격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의료 현장에서는 의료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공의 공백에 더해 교수를 도와 수술에 참여하고 입원 환자를 관리하는 전임의 등이 일부 이탈하면서 추가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날 본지가 빅5 병원의 운영 상황을 문의한 결과 의정 사태 이전에 비해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의 수술은 약 30%, 서울아산병원 수술은 40%가 줄었다. 외래 진료의 경우 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은 의정 갈등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고, 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은 10~2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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