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감사원 감사 추가 의결…김-명 카톡엔 "명태균 비선실세 증거"

중앙일보 원문 기사전송 2024-10-15 18:05 최종수정 2024-10-16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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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감사원의 대통령 관저 이전 감사 회의록 제출을 놓고 여야가 15일 정면충돌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는 회의록 제출을 요구하는 야당과 이를 거부하는 감사원 및 여당의 팽팽한 기 싸움으로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대통령실 관저 이전 감사 관련 감사위원회 회의록 등의 자료를 요청했는데, 감사원이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감사 결과보고서는 전부 공개하고 있다”며 “회의록이 공개됐을 경우 뒤에 앉아 계신 (감사) 위원님들의 자유로운 의사 기준이 어려워진다”고 거부했다.

정 위원장은 “감사원이 끝까지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모든 법을 동원해 고발 조치하겠다”고 압박했고, 김승원 민주당 간사도 “증감법(국회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징계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공수처에 대해서는 그런 자료를 요구하지 않다가, 감사원에만 증감법을 들이댄다”고 반발했다.

오전 내내 실랑이가 이어지자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함께 2024년도 국정감사 계획서 변경, 2024년도 국정감사 증인 추가 출석 요구, 현장검증 실시 등을 의결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에서 11명이 찬성했고, 국민의힘 6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추가 감사는 24일 감사원에서 실시된다. 현장검증을 통해 대통령 관저 이전과 관련한 감사위원회 회의록 등을 살펴보기로 했다. 국민의힘이 “법사위 횡포”(주진우) “입법폭주, 입법독재”(송석준)라고 반발했지만, 정 위원장은 “국회법 절차대로 한다”며 의결을 선언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위원장의 자료제출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이어진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하는 전시회에 후원사로 이름을 올린 ‘21그램’이 관저 이전 및 증축 공사에서 특혜 수주를 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달 12일 대통령실·관저 이전 공사의 계약·시공·준공 등에서 다수의 법령 위반 사례가 확인됐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후원 회사이던 ‘21그램’이 (증축 공사) 업체로 선정됐다”며 “21그램은 누구에게 추천을 받은 거냐. 김 여사밖에 더 있겠느냐”고 따졌고, 이건태 민주당 의원은 21그램 감사 당시 다른 감사 때와 달리 디지털 포렌식이 없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김 여사 추천은) 감사 결과 확인된 바가 없다”며 “이번 감사에서 누가 추천했는지는 키포인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의계약 자체는 적법했다”고 강조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무속인이 관여한 것이냐, 이 부분을 (감사에서) 빼버렸다”고 질타하자, 최 원장은 “(무속인 개입이) 위법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법사위 회의에서 명태균 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주장하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뉴스1

이날 명태균씨가 공개한 김 여사와의 카카오톡 메시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최 원장을 상대로 질의하면서 해당 대화 내용을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화면에 띄웠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의 “철없는 오빠” “무식하다” 등의 메시지를 언급하며 “2022년 대선은 김건희 후보와 건진 법사 조직본부장, 명태균 전략기획본부장, 천공 정책본부장, 검찰 총무본부장이었던 대선”이라고 말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도 “(명태균이) 비선 실세라는 증거가 나온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은 이미 생명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에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이 밝힌 소명도 믿지 않는다면 누구의 말을 믿고 의정활동을 하고 국정감사를 하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한편 최재해 감사원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정상화 지연 의혹에 대해 “감사는 끝났고, 내부 처리 중”이라며 “결과 발표를 위해 최대한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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