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아파트'요? 공부하면서 많이 들었어요. 오히려 익숙해지면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재희 군(서울 선덕고3)은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수능 금지곡'으로 알려진 노래 아파트(로제·브루노 마스)를 듣고도 만점을 받았다.
이처럼 상황에 휘둘리지 않는 것은 어군의 장점 중 하나다. 어군은 5일 매일경제신문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30일 전부터 수능 시간표에 맞춰 공부했고 전주부터는 7시간씩 잤다"고 말했다. 시험 전체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 수능 1교시 국어 영역을 가장 열심히 준비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만점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10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에서 딱 한 번 모의고사 만점을 받은 적은 있지만, 수능에서 만점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국어에서 집중 못 한 구간이 있어서 1~2개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채점하는데 이상하게 국어를 다 맞았어요. 그때부터는 만점을 받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당시를 회상한 어군은 가장 어려웠던 문제로는 수학 영역 미적분 28번을 꼽았다.
스터디카페도 거의 가지 않고 과외도 한 번 받지 않은 그는 "제 공부에서 학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라며 "본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공교육으로도 만점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어군은 주로 학교의 야간·주말자율학습 시간에 집중해서 공부하는 패턴을 유지했다.
자사고인 선덕고가 자율학습을 강조하는 학교인 점도 도움이 됐다. 송창현 선덕교 교감은 "학교 역사상 두 번째 수능 만점자이자 2017년 이후 첫 만점자"라며 "학생 10명 중 9.5명이 야간자율학습에 참여해 학교에서 공부하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군은 수시 전형으로 카이스트(KAIST)에 최종 합격하고, 서울대와 연세대 자연계열에 1차 합격했지만 정시 전형으로 진학할 계획이다. 과학탐구로 화학1·지구과학2를 택한 그는 "의대와 공대 중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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