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규모 집회 및 탄핵 불발 후 여의도·광화문에서 만난 직장인들... "나라는 망조, 국민은 성숙"
[박수림 기자]
"만약 국회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에 실패했다면, 직장 그만두고 밖에 나가서 계엄 반대 목소리를 내려고 했어요." - 광화문 출근길 오영일(59, 남)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랑 한덕수 국무총리는 제2의 최순실이 되려는 걸까요?" - 여의도 출근길 조아무개(36, 여)씨
12.3 내란 사태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불발까지. 격동의 한 주를 보낸 시민들은 여전히 '비상'과 '일상'의 사이를 헤매고 있었다.
주말 대규모 집회와 윤 대통령 탄핵 무산 이후 다시 밝은 월요일(9일) 아침, 여의도·광화문 일대에서 만난 10여 명의 직장인들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했다. 입을 모아 "윤석열 퇴진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으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부당하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삼삼오오 모인 직장인들 "국지전?", "나라가 망조"
이날 오전 8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 앞. 수많은 직장인이 회사로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직장 동료와 삼삼오오 모여 커피 포장을 기다리거나 담배를 피우던 이들의 입에선 "국지전도 시도하려고 했다며?", "나라가 망조"라는 등의 말들이 오갔다.
이곳에서 만난 손아무개(25, 여)씨는 "오늘이 첫 출근"이라고 했다. 그는 "회사가 여의도인데, 이 일대에서 지난주에 비상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나. 너무 불안했다"라며 "전시도 아닌데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과 선출된 권력도 아닌데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이들이 참..."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출근 중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조아무개(36, 여)씨는 "저는 IT(정보통신) 기업에서 일을 하는데 윤석열 정부 이후 들어 프로젝트가 막히는 등 생업에 지장이 많았다"라며 "최근 계엄 이후 벌어진 상황들을 기사로 볼 때마다 더 걱정된다"라고 했다. 조씨는 이어 한 대표와 한 총리를 두고 "제2의 최순실"이라고 비판하며 "이들의 국정 운영이 계속된다면 향후 집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아무개(50, 남)씨는 기자의 질문 중 '윤석열'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나오자 "탄핵해야지"라고 즉답했다. 그는 "윤석열을 탄핵해야 한다", "(한 대표와 한 총리의 국정 운영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계엄 해제 실패했으면 사표 내고 뛰쳐나가려..."
오전 9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오영일(59, 남)씨는 "박정희·전두환 정권을 거치며 독재의 위험성을 느꼈고, 박근혜씨 탄핵 당시엔 광화문에 나와 촛불 집회에 동참하기도 했다"라며 "지난주엔 만약 국회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에 실패했다면, 직장을 그만두고 밖에 나가 계엄 반대 목소리를 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오씨는 이어 "윤석열 정부가 북한에 원점 타격을 시도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대체 나라를 어떻게 생각하길래, 대체 국민을 어떻게 생각하길래..."라며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걸로 끝나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말에 여의도에 시민들이 몰린 것을 보고 저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우리 국민들 참 성숙하다. 불의에 한 마음으로 일어나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저는 개인사정으로 주말 집회에 못 갔지만 딸이 간다기에 그러라고 했다. '지금 네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나중에 네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 을 줄 것'이라고 말해줬다"라고 덧붙였다.
출근 중이던 김아무개(50대 중반, 남)씨는 "국가가 불안정하다. 빨리 안정화되길 바란다"라면서 "이재명 대표가 말하는 '탄핵'이든, 한동훈 대표가 말하는 '조기 퇴진'이든, 뭐가 됐든 윤석열은 빠르게 퇴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시민들이 한 달, 두 달 동안 거리로 나와야 할 만큼 사태가 장기화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동훈 대표를 향해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라며 "한 대표가 지금 해야 할 역할은 윤석열의 퇴진 일정을 빨리 제시하는 것이지, 국정 운영이 아니다. 그가 국정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고 국민적 동의도 받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화문 일대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아무개(60, 여)씨는 "나는 광주 사람이다. 계엄을 5.18 민주화운동 때 겪고 두 번째 겪게 됐다. 뉴스를 보며 마음이 찌릿찌릿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탄핵을 피한 윤 대통령을 향해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그날 밤 당신이 저지른 건 명백한 불법이고 내란이다. 물러나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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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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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내란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부결' 등을 겪은 시민들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에서 출근을 위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
| ⓒ 박수림 |
"만약 국회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에 실패했다면, 직장 그만두고 밖에 나가서 계엄 반대 목소리를 내려고 했어요." - 광화문 출근길 오영일(59, 남)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랑 한덕수 국무총리는 제2의 최순실이 되려는 걸까요?" - 여의도 출근길 조아무개(36, 여)씨
12.3 내란 사태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불발까지. 격동의 한 주를 보낸 시민들은 여전히 '비상'과 '일상'의 사이를 헤매고 있었다.
주말 대규모 집회와 윤 대통령 탄핵 무산 이후 다시 밝은 월요일(9일) 아침, 여의도·광화문 일대에서 만난 10여 명의 직장인들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했다. 입을 모아 "윤석열 퇴진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으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부당하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삼삼오오 모인 직장인들 "국지전?", "나라가 망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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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내란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표결에 붙여질 예정인 7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 모인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국민의힘 의원들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
| ⓒ 권우성 |
이날 오전 8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5번 출구 앞. 수많은 직장인이 회사로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직장 동료와 삼삼오오 모여 커피 포장을 기다리거나 담배를 피우던 이들의 입에선 "국지전도 시도하려고 했다며?", "나라가 망조"라는 등의 말들이 오갔다.
이곳에서 만난 손아무개(25, 여)씨는 "오늘이 첫 출근"이라고 했다. 그는 "회사가 여의도인데, 이 일대에서 지난주에 비상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나. 너무 불안했다"라며 "전시도 아닌데 계엄을 선포한 대통령과 선출된 권력도 아닌데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이들이 참..."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출근 중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조아무개(36, 여)씨는 "저는 IT(정보통신) 기업에서 일을 하는데 윤석열 정부 이후 들어 프로젝트가 막히는 등 생업에 지장이 많았다"라며 "최근 계엄 이후 벌어진 상황들을 기사로 볼 때마다 더 걱정된다"라고 했다. 조씨는 이어 한 대표와 한 총리를 두고 "제2의 최순실"이라고 비판하며 "이들의 국정 운영이 계속된다면 향후 집회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아무개(50, 남)씨는 기자의 질문 중 '윤석열'이라는 이름 세 글자가 나오자 "탄핵해야지"라고 즉답했다. 그는 "윤석열을 탄핵해야 한다", "(한 대표와 한 총리의 국정 운영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계엄 해제 실패했으면 사표 내고 뛰쳐나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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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내란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부결' 등을 겪은 시민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출근을 위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
| ⓒ 박수림 |
오전 9시께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오영일(59, 남)씨는 "박정희·전두환 정권을 거치며 독재의 위험성을 느꼈고, 박근혜씨 탄핵 당시엔 광화문에 나와 촛불 집회에 동참하기도 했다"라며 "지난주엔 만약 국회의원들이 비상계엄 해제에 실패했다면, 직장을 그만두고 밖에 나가 계엄 반대 목소리를 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오씨는 이어 "윤석열 정부가 북한에 원점 타격을 시도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대체 나라를 어떻게 생각하길래, 대체 국민을 어떻게 생각하길래..."라며 "윤석열을 끌어내리는 걸로 끝나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말에 여의도에 시민들이 몰린 것을 보고 저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우리 국민들 참 성숙하다. 불의에 한 마음으로 일어나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저는 개인사정으로 주말 집회에 못 갔지만 딸이 간다기에 그러라고 했다. '지금 네 목소리를 낼 줄 알아야 나중에 네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 을 줄 것'이라고 말해줬다"라고 덧붙였다.
출근 중이던 김아무개(50대 중반, 남)씨는 "국가가 불안정하다. 빨리 안정화되길 바란다"라면서 "이재명 대표가 말하는 '탄핵'이든, 한동훈 대표가 말하는 '조기 퇴진'이든, 뭐가 됐든 윤석열은 빠르게 퇴진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시민들이 한 달, 두 달 동안 거리로 나와야 할 만큼 사태가 장기화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동훈 대표를 향해 "자신의 역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라며 "한 대표가 지금 해야 할 역할은 윤석열의 퇴진 일정을 빨리 제시하는 것이지, 국정 운영이 아니다. 그가 국정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고 국민적 동의도 받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화문 일대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아무개(60, 여)씨는 "나는 광주 사람이다. 계엄을 5.18 민주화운동 때 겪고 두 번째 겪게 됐다. 뉴스를 보며 마음이 찌릿찌릿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탄핵을 피한 윤 대통령을 향해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그날 밤 당신이 저지른 건 명백한 불법이고 내란이다. 물러나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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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내란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부결' 등을 겪은 시민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출근을 위해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
| ⓒ 박수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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