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정춘생 조국혁신당 원내수석부대표. (공동취재) 2024.12.1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시점을 미루고 위헌·위법행위를 보강하는 법리를 검토했다. 국회 본회의 통과를 넘어 윤 대통령 파면이라는 최종 목표를 얻어내기 위해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당초 지난 11일 윤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한 뒤 1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 14일 표결에 부친다는 계획이었으나 표결을 제외한 일정을 하루씩 연기했다.
민주당은 전날 발의한 탄핵안을 이날 본회의에 보고한 뒤 14일 표결을 실시할 계획이다. 야당 일각에선 탄핵안 표결을 앞당기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민주당이 탄핵안을 꼼꼼하게 살피는 이유는 가결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이 전날까지 7명에 달했다. 이제 탄핵안 가결을 위해 남은 국민의힘 이탈표는 단 1표다.
탄핵안이 가결되면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를 결정할 탄핵 심판을 진행한다. 여기서 탄핵소추안이 형사재판에서 검찰이 제출하는 '공소장' 역할을 하게 된다. 공소장에는 피고인의 공소사실, 적용법조가 기재되는데, 탄핵안에도 피소추인의 위헌·불법 행위와 이에 적용되는 헌법·법률 조항이 담긴다. 아울러 이 같은 행위가 헌재가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인 '중대한 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점도 설명한다.
야 6당은 지난 4일 첫 번째로 제출했던 탄핵안에서 비상계엄 선포는 위헌적·불법적이며,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는 등 헌법 기관의 작동 불능을 초래하려 한 '내란 행위'로 중대한 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이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국민의힘의 집단 본회의 불참으로 표결 자체가 무산돼 탄핵안도 폐기됐다.
야당이 전날 제출한 두 번째 탄핵안은 내란죄의 위헌·위법성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 평가 등 여권 일각에서 문제가 제기됐던 내용은 제외했다. 당초 추가될 것으로 언급됐던 윤 대통령의 '위법적인 시행령 통치'도 최종적으로 빠졌다.
대신 '피소추인'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하고, 이는 대통령직을 상실할 만한 중대한 헌법·법률 위반이라는 점을 뒷받침할 위헌·위법 행위와 법리를 보강했다. 국회 현안질의에서 쏟아져 나온 비상계엄 책임자들의 진술이나 언론보도,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내용을 근거로 활용했다.
야당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탄핵 표결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절차까지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여당 의원들도 동의했던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에 초점을 맞춰 이탈표를 유도하는 한편, 헌재가 탄핵 심판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심리 대상이 되는 위헌·위법 행위를 좁힌 것이다.
헌재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에 명시된 탄핵 사유 13가지를 5가지로 정리해 심리를 진행했는데, 국회 탄핵안 통과에서 헌재의 파면 결정까지 92일이 소요됐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이번 탄핵안은) 오로지 계엄, 위헌·위법한 계엄, 내란 행위에만 초점을 맞췄다"며 "그것 하나만으로 탄핵 사유가 차고 넘친다"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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