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당한 가운데, 이상민 장관이 사퇴한 행정안전부는 주요 업무에서 차질을 빚고 있다.
먼저 ‘지방자치 30주년’을 앞두고 올해 말까지 마련할 예정이던 ‘행정체계 개편 권고안’ 발표는 당분간 ‘멈춤’ 상태다. 지난 5월 현재 행정체계가 인구감소·지방소멸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전문가들로 구성된 ‘미래지향적 행정체계개편 자문위원회(미래위)를 출범했다. 미래위는 연말까지 행정체계 개편안을 만들어 정부에 권고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난 13일 미래위 위원들이 회의를 열어 권고안 발표 시기를 미루기로 결정했다”며 “현재 정부가 권고안을 받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게 위원들의 중론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권고안 초안은 마련됐고, 발표 시기만 정하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정체계 개편과 함께 추진 중인 대구·경북 행정 통합도 영향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행안부는 지난 13일 대구시, 경북도, 지방시대위원회와 실장급 회의를 열어 통합을 차질없이 지원하겠다며 조만간 ‘범정부 협의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행안부 관계자는 범정부 협의회 구성 시기에 대해 “(비상계엄 사태를 제외하면) 통상적으로 범정부 협의회가 구성되는데 한 달 정도 걸리는데, 부처별 협의가 필요해 시기를 특정할 순 없다”고 말했다.
11월 폭설로 큰 피해를 본 경기 남부지역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도 미뤄지고 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6일 안성·평택·이천·화성·용인·여주·광주·안산·시흥 등 9개 시와 오산 초평동 등 1개 동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조속히 선포해 달라고 행안부에 건의했다. 이에 행안부는 지난 9~13일까지 합동조사를 벌였다.
행안부 관계자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중앙안전관리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고 대통령 재가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 대통령이 탄핵당한 상황"이라며 "다음 주 중에 대통령직 직무대리인 국무총리에게 선포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밖에도 저출생 대응을 위한 부총리급 컨트롤타워 ‘인구전략기획부’ 신설 등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다만, 행안부는 탄핵 정국이나 장관 공백 상황에서도 업무를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처음 겪는 일이 아니라 내부에서도 특별히 영향을 받진 않는 것 같다”며 “하던 업무를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고기동 장관 직무대행도 15일 긴급 시·도 부단체장 회의를 열어 “시·도지사가 중심이 되어 지방행정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특히 민생안정을 위한 시책을 신속하게 추진해 주기를 바란다”며 “연말연시 각종 재난·안전사고에 대비하여 빈틈없는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겨울철 대설·한파에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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