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제주도의회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구속!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체! 제주농민대회‘에서 트랙터 시위대가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국회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오는 17일 국무회의에서 양곡법 개정안 등 이른바 농업 4법에 대한 거부권 안건의 상정·심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관계자는 “국회 탄핵안 가결 전날(13일)에도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이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에게 ‘거부권 안건을 상정 또는 심의해서는 안 된다’라는 뜻을 전달했다”며 “지금 분위기로는 (17일 거부권 안건의) 상정 또는 심의 가능성이 반반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곡법 개정안은 쌀값이 기준 가격에서 폭락 또는 폭등할 경우 정부가 초과 생산량을 매입하는 등 대책을 의무적으로 수립·시행하도록 했다.
양곡법 개정안은 앞서 지난달 28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후 지난 6일 정부로 이송됐다. 송 장관은 국회 통과 직후 “대통령께 재의요구(거부권)를 건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선 한덕수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하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클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부가 최근 내놓은 쌀 산업 구조개혁(2025∼2029) 대책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농식품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대책은 내년 벼 재배면적 8만㏊(헥타르·1㏊는 1만㎡) 감축을 골자로 한다. 목표한 감축 면적은 올해 벼 재배면적(69만8000㏊)의 11%에 해당하고, 여의도(290㏊)의 276배와 맞먹는다.
해당 대책은 민주당 주도의 양곡법 개정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이다. 만일 양곡법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가 무산되거나 정국 주도권을 쥔 민주당이 끝까지 양곡법 개정안 추진을 밀어붙인다면 해당 대책은 추진 동력을 잃을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제적 벼 재배면적 감축방안을 핵심으로 하는 쌀 산업 구조개혁 대책은 쌀값 폭락의 책임을 농가에 떠넘기려는 것”이라며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벼 재배면적 감축에 앞서 민주당이 요구한 타작물 전환 지원 예산(1720억원)을 수용하고, 타작물의 생산, 유통, 판로 확보 등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순중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양곡법 개정안과 벼 재배면적 감축은 농민 민생과 식량 안보 등과 밀접한 사안 임에도 농민 의견은 반영되지 않은 채 일방 추진되고 있다”며 “대정부 투쟁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농 등 8개 농민단체 연대체인 ‘농민의길’ 소속 회원들은 오는 16일부터 일주일간 전국 각지에서 트랙터 등을 앞세워 상경하는 ‘전봉준 투쟁단 트랙터 대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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