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 일부 지역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이재명 방탄으로 행정부와 사법부를 마비시킨 민주당이 국가전복을 기도한 원죄”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린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이 펼침막을 내건 지역 당협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12·3 내란사태를 주도한 ‘충암고’ 출신이었다.
김복덕 국민의힘 부천시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협위원회에서 협의해 탄핵 (가결) 전후로 (이런) 현수막을 걸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현수막을 내건 이유에 대해 “12·3 비상계엄이 잘못됐다고 인정은 한다. 다만 그 단초를 제공한 게 ‘이재명 민주당’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국가 재정을 망가뜨리고 행정부·사법부를 다 자기 밑에다 두려고 한 건 맞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나온 충암고 출신이다. 그는 22대 총선 때 부천시 갑 국민의힘 후보로 전략공천 됐으나,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배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주장은, 이번 내란이 ‘거대 야당의 반국가적 패악을 멈추게 하기 위한 경고용’이었다는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일각의 주장과 같은 것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재 국정혼란은 무차별적으로 공직자 탄핵을 남발하고 각종 ‘방탄 악법’을 밀어붙이는 등 민주당에도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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