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방현 내셔널부장
세종시의회는 지난 9월 10일 세종시가 제출한 12개 사업비 24억7943만원을 삭감했다. 여기에는 ‘세종 빛 축제’ 예산 6억원과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사업비 14억5200만원 등도 있다. 이로 인해 국제 행사 승인까지 받은 정원박람회는 무산됐다. 이는 최민호 세종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세종시의회는 재정 상태가 나빠져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세종시의회는 전체 20석 가운데 13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전국 광역 의회 가운데 여소야대인 곳은 세종시가 유일하다.
![이장우 대전시장(왼쪽)이 지난 10월 10일 세종시청 앞 천막에서 단식 중인 최민호 세종시장을 찾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thumbnews.nateimg.co.kr/view610///news.nateimg.co.kr/orgImg/jo/2024/12/18/92c5bf42-fc04-429f-a0b9-edbfffaa9868.jpg)
이장우 대전시장(왼쪽)이 지난 10월 10일 세종시청 앞 천막에서 단식 중인 최민호 세종시장을 찾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최 시장은 지난 10월, 6일 동안 단식(斷食)으로 맞섰다. 단체장의 단식은 극히 이례적이었다. 최 시장은 “최후의 수단으로 단식을 택했다”고 했다. 시장이 단식했지만, 세종시의회가 달라진 것은 전혀 없었다. 그렇다고 단식 효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여권은 물론 야권 정치인까지 최 시장을 찾아 위로했다. 많은 시민에게 세종시의회 행태를 알리는 성과도 있었다.
이와 유사한 사태가 국회와 윤석열 정부 사이에도 발생했다.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에 대통령실·검찰·경찰·감사원 특별활동비를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다. 또 대왕고래 프로젝트(가스전 시추) 예산을 98% 삭감해 8억3700만원만 남겼다. 재해대책 예비비 1조원도 삭감했다. 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 관료를 탄핵 소추한 게 22건이나 된다. 최근에는 감사원장·서울중앙지검장 등을 탄핵했다. 이쯤 되면 행정 기능은 사실상 마비된 셈이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했다. 단식은 목숨을 담보로, 철저히 자기희생적 투쟁 방법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거의 없다. 반면 계엄은 대통령 본인은 물론 국가 전체에 재앙을 불러오고 있다. 대통령 말대로 ‘의회 독재’ 실상을 알리는 데도 실패했다. 간첩 수사나 부정선거 진상규명, 민생 예산 문제 등도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더 큰 이슈에 작은 이슈가 묻히는 형국이다. 도대체 왜 이런 무모한 방법을 택했는지 궁금할 뿐이다.
김방현 내셔널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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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방현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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