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경찰력 투입을 지시한 경기남부경찰청에 대한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김준영 경기남부청장이 피의자로 입건된데다, 당시 경찰력 투입에 관여한 지휘부도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2·3내란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김준영 경기남부청장을 참고인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조만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청장은 지난 11일 참고인 신분으로 특수단 조사를 받았는데, 조지호 경찰청장의 “우발 사태를 대비하라”는 지시를 받고 과천 중앙선관위와 수원 선관위연수원에 경찰력 투입을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김 청장이 경찰청장으로부터 선관위에 경찰력을 대거 투입해야 하는 이유나 상황 등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이 김 청장도 ‘내란지휘자 및 중요임무종사자’에 해당한다며 특수단에 그를 내란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민변은 경찰 기동대 선관위 배치로 계엄군의 작전을 용이하도록 도왔고,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안 의결로 상황이 종결된 이후에도 약 6시간가량 경찰이 선관위에 배치된 점 등에 비춰봤을 때 김 청장도 내란에 동조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민변은 김 청장이 위헌적인 비상계엄임을 알고도, 부당한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과천 중앙선관위에는 K-1소총까지 소지한 경찰력이 투입됐다. 경기남부청은 “김 청장이 지시 내린 바 없고, 과천경찰서장 판단하에 이뤄진 조처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수단은 김 청장의 지시로 경찰력을 투입한 과천경찰서장, 수원서부경찰서장, 경기남부경찰청 공공안전부장과 경비계장 등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앞서 특수단은 지난 13일 경기남부경찰청 청장실과 부속실, 경비과 등에 대해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이들의 휴대전화도 임의제출 방식으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단은 계엄 선포 및 해제 전 과정에 걸쳐 경기남부청 지휘부의 업무 지시와 보고 내용 등을 확인하고 있다.
민변은 선관위 경찰력 투입에 관여한 경기남부청 지휘부에 대해 추가 고발을 검토 중이다. 민변 관계자는 “김 청장 외에도 경기남부청 지휘부가 구체적으로 관여한 내용이 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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