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그래도 산업시계는 돈다] "외교력 회복 시급…미국 대체시장 개척해야"

세계일보 원문 기사전송 2024-12-1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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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그래도 산업시계는 돈다] "외교력 회복 시급…미국 대체시장 개척해야"

(왼쪽부터) 조성대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실장, 이민환 인하대학교 경영대학원장,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사진 본인 제공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촉발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산업계가 시계 제로 상황에 놓인 가운데 주요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두고 “아직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 신속한 위기 극복을 위해선 정치권 내 정책 추진력 회복, 대내외 신뢰도 회복 노력을 비롯해 기업들의 대체시장 발굴 움직임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위기 극복 위한 협의체 구성부터…기업들 대체시장 뚫어야”

현 정국을 두고 정책 추진력이 발휘되기 어려운 상황이란 데엔 전문가들의 이견은 없었다.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국무총리인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했지만, 한 대행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서다. 이민환 인하대 경영대학원장은 “한 대행이 힘을 받기 어려운 상황인데 대내외적인 정책 추진이 가능하겠냐”면서 “국내 정치 상황이 어지러운 상황에서 내년 1월20일 ‘트럼프 2기’가 시작되는 점도 불안 요소”라고 분석했다.

이 원장은 “윤 대통령이 언제 탄핵이 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 경제적 문제를 비롯해 여러 정치적 문제를 시급히 해소할 수 있는 기구나 협의체 구성이 시급하다”면서 “이래야만 국내 기업이나 대외투자자에게 정책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12·3 비상계엄 사태가 환율 불안, 수출 계약 취소 등을 야기해 산업계의 부담을 키웠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계엄 사태 이후 한국을 여행주의국으로 지정한 해외 국가들이 있는데, 이는 곧 바이어들이 국내에 못 들어온다는 의미”라며 “실제로 수출 계약이 취소되는 곳들도 많고, 바이어와 협상 또는 거래를 하는 게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이어 “환율이 오르면서 원가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수출 단가를 맞추는 게 힘들어진 기업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측이 ‘관세 폭탄’을 예고한 만큼 조속히 미국 대체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조성대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실장은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정책 및 입법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대체시장을 찾으려는 노력을 서둘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주요국의 자국 우선주의 기조는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겠으나, 한국이 가진 신뢰 가능한 상용화 역량을 비롯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한 제조업 기술로 상대의 부족한 점을 메꿀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세 위협 거셀 것…미국의 대중 규제, 한국에 불똥 우려”

미국의 신(新)행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중국은 물론, 우방국까지 압박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조 실장은 “트럼프의 시간은 4년뿐이므로 임기 초부터 거세게 밀어 불일 것으로 관측된다”면서 “취임 첫날부터 조 바이든 현 대통령 및 민주당의 색채를 지우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의회의 움직임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실장은 “하원 전체 의원(435명)과 상원 의원의 약 3분의 1인 33명에 대한 선거가 2년 뒤”라면서 “내년 초 곧바로 회기를 시작하는 연방의회가 트럼프보다 더 빨리 움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관세조치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견제 대상인 중국 등의 대응이 한국의 수출환경에 더욱 큰 충격을 줄 거란 분석도 내놨다. 조 실장은 “미국의 관세조치가 (한국에) 우려스러운 건 사실이나, 중국, EU 및 신흥국의 대응조치도 우리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중국의 핵심광물 통제나 신흥국들의 한국상품 수입 금지 식의 규제가 한국 수출에 영향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교수는 “미국 정부가 한 대행에게 큰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한국은 미국 행정부와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승·김재원·이화연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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