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드론에 웬 산타?…"푸틴에 크리스마스의 악몽 선물" 심리전

조선일보 원문 기사전송 2024-12-19 00:57 최종수정 2024-12-1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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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北 공격 영상 공개하며 “북한군 상대로 뜨끈한 환영 행사”

17일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을 공격하는 우크라이나 드론 영상. 끝에 산타 모양 인형이 달려 있다./우크라이나특수작전군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SSO)이 러시아와의 전쟁에 참전한 북한군을 사살했다며 17일 공개한 공격용 일인칭 시점(FPV) 드론 영상엔 산타 인형 등이 달린 모습이 보였다. 살상 무기에 크리스마스용 소품을 달아 적군을 죽이는 모습을 공개한 것이다. 이를 두고 현지 매체 등에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북한군의 공포를 극대화하기 위한 심리전(心理戰)을 벌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SSO는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 부대 소속 제8연대 병사들이 (우크라이나가 일부를 점령한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을 상대로 ‘뜨끈한 환영 행사’를 열어줬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엔 산타·루돌프·별·펭귄 모양 인형 등 크리스마스 소품으로 장식한 드론이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을 따라다니며 폭격하는 모습이 담겼다. 북한군 50명이 사망(SSO 추산)한 살상 작전과 어울리지 않는 소품에 대해 영국 매체 더선은 “우크라이나가 푸틴이 보낸 군대에 ‘드론 공격이라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투척했다’며 조롱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SSO가 적은 ‘뜨끈한 환영 행사’라는 문구 또한 반어법적 뉘앙스를 담았다.

살상 드론에 인형이… 귀여워서 더 섬뜩 - 북한군을 공격한 우크라이나군 드론에 산타, 루돌프, 펭귄(왼쪽부터) 인형이 매달려 있다.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영국 옥스퍼드대에 있는 로이터 연구소는 지난해 낸 보고서 ‘유머는 거짓 정보에 맞서는 전략적 도구’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 후 원하는 메시지를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효율적으로 퍼뜨리기 위해 유머·풍자·밈(재밌게 편집한 사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잔혹하기만 한 모습보다는 여기에 유머를 가미한 영상을 배포함으로써, 소셜미디어 등에서 더 많이 공유되도록 유도한다는 뜻이다. 한 우크라이나 언론인은 본지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원래 뛰어난 방송 제작자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및 군대가 영상 콘텐츠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데 강점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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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영 기자 kim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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