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러 종전협상 주도권 다툼
‘조기종식 공언’ 트럼프 취임 대비
젤렌스키, 나토·EU 수장 등 만나
“우크라 보호, 공동입장 취해달라”
러, 美의 우크라 지원중단 압박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종전협상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협상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자국 안보를 보장하는 유럽국의 공동 입장을 호소했다. 러시아는 자국 및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핵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조속한 휴전 중재를 압박하고 나섰다.
18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EU 주요 회원국 정상들과 만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동에 앞서 “우크라이나의 오늘, 그리고 내일의 안전보장을 논의할 아주 좋은 기회”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보호할지, 우리 국민과 군대를 더욱 강하게 하는 방법에 있어 유럽이 분열되지 않고 공동의 입장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제3국이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러시아와 협상할 권리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어떤 사람에게도 이런 권한을 위임한 적이 없다”며 “우리가 바로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러시아와 단독 협상에 나설 움직임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뤼터 사무총장은 “우선순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승리를 저지하는 데 필요한 것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라며 지속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최근 불거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떠도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또 전쟁 종식은 당사국끼리 협의할 문제라며 사실상 제3국이 개입하는 식의 트럼프 당선인의 종전 구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설득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북·중·러를 압박하는 미국의 지정학적 게임이 핵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반칙에 가깝거나 심지어 규칙을 어기는 플레이로 미국은 상대와 적으로 선택한 국가들에 기꺼이 강압적인 압력을 무모하게 높일 것”이라며 “우리는 군사적 핵 잠재력을 보유한 국가들, 즉 러시아·중국·북한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 안보 분야에서 미국의 지정학적 게임은 심하면 재앙까지 매우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미국과 나토의 무모한 행동이 증가하면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위험을 조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종전 협상에 나서라는 압박인 셈이다. 한편 이날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을 비판한 미국에 반발하며 미국의 러시아 본토 미사일 사용 허용이야말로 “역내 평화와 안정 파괴”의 원인이라고 강변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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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보호, 공동입장 취해달라”
러, 美의 우크라 지원중단 압박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종전협상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협상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자국 안보를 보장하는 유럽국의 공동 입장을 호소했다. 러시아는 자국 및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에 핵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조속한 휴전 중재를 압박하고 나섰다.
18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마르크 뤼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EU 주요 회원국 정상들과 만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동에 앞서 “우크라이나의 오늘, 그리고 내일의 안전보장을 논의할 아주 좋은 기회”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를 어떻게 보호할지, 우리 국민과 군대를 더욱 강하게 하는 방법에 있어 유럽이 분열되지 않고 공동의 입장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제3국이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러시아와 협상할 권리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어떤 사람에게도 이런 권한을 위임한 적이 없다”며 “우리가 바로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를 배제하고 러시아와 단독 협상에 나설 움직임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날 뤼터 사무총장은 “우선순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승리를 저지하는 데 필요한 것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라며 지속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최근 불거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떠도는 소문”이라고 일축했다. 또 전쟁 종식은 당사국끼리 협의할 문제라며 사실상 제3국이 개입하는 식의 트럼프 당선인의 종전 구상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설득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북·중·러를 압박하는 미국의 지정학적 게임이 핵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반칙에 가깝거나 심지어 규칙을 어기는 플레이로 미국은 상대와 적으로 선택한 국가들에 기꺼이 강압적인 압력을 무모하게 높일 것”이라며 “우리는 군사적 핵 잠재력을 보유한 국가들, 즉 러시아·중국·북한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 안보 분야에서 미국의 지정학적 게임은 심하면 재앙까지 매우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미국과 나토의 무모한 행동이 증가하면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위험을 조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종전 협상에 나서라는 압박인 셈이다. 한편 이날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을 비판한 미국에 반발하며 미국의 러시아 본토 미사일 사용 허용이야말로 “역내 평화와 안정 파괴”의 원인이라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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