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지의 '지금, 이 문장' [.txt]](http://thumbnews.nateimg.co.kr/view610///news.nateimg.co.kr/orgImg/hn/2024/12/21/20241219504237.jpg)
영화관 매니저 풀잎과 바리스타 무섭, 두 사람은 연인이지만 어쩐 일인지 풀잎은 무섭에게 바라는 것도 서운한 것도 없어 보입니다. 곁을 내어주지 않은 텅 빈 눈으로 무섭의 뒤편 어딘가를 바라볼 뿐입니다. 무섭 역시 풀잎에게 텅 빈 눈의 이유를 묻지 않습니다. 그저 풀잎이라는 존재가 옆에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듯합니다. 그 존재가 꼭 풀잎일 필요도 없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 빠진 듯하지만 그런대로 잘 이어지던 둘의 관계는 풀잎이 자취를 감추며 끝이 납니다. 다른 장소가 아닌 다른 세계로, 현실이 아닌 상상의 공간으로 풀잎은 사라집니다. 무섭은 풀잎의 부재가 슬프지만 풀잎을 적극적으로 찾지 않습니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는 듯 자신의 외로운 감정을 추스를 뿐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텅 빈 눈도 질문이 없는 것도 그 모습 그대로. 그런데 사실 서로를 깊게 이해하기 위해 애쓰지 않았을 뿐입니다. 과거 경험을 통해 이해하기와 이해 받기를 포기했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를 이해한다는 것은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니까요. 꽤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실패할 수 있기에 포기하는 게 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해하는 관계는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세계나 상상의 공간으로 떠나서라도 얻고 싶은 것입니다. 이해 받고 이해할 수 있는 상대를 찾아 함께 살아가는 일이야말로 평생을 들여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만화 속 대사에 한마디를 보태고 싶습니다.
“세상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 이해한다는 말은 어쩐지 낭만적이에요. 우리는 낭만이 필요해요.”
만화가 수신지 l 만화 ‘3그램’ ‘며느라기’ ‘곤GONE’ ‘반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등을 썼다.
<한겨레 인기기사>■
국회서 당겨본 케이블타이…“김현태 거짓말, 이걸로 문 안 잠긴다” [영상]
[속보] 국회·정부 첫 국정협의회 “민생·AI·통상 추경 추진”
4억원짜리 전기차 떴다고? 진짜 하늘로 떴네…언제 상용화되나
“민주당은 중도보수” 찬반 팽팽…지도부 “DJ도 중도우파 선언”
[단독] “개혁신당, 김상민 공천받으면 김건희 개입 폭로하려 했다”
‘윤석열 체포’ 담은 유일한 카메라…한겨레 이종근 기자 ‘이달의 기자상’
[단독] “계엄군 1팀 선관위, 2팀 체포”…이재명·우원식 전담조까지
한덕수 “계엄 찬성한 국무위원 없어…김용현 진술, 내 기억과 달라”
보훈부 “김구 국적은 한국”…김문수 ‘중국 국적’ 망언 정면반박
“돼지는 잔칫날 잡는다”…조기대선 때 오세훈·홍준표 고소한다는 명태균
▶▶한겨레는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습니다 [한겨레후원]
▶▶실시간 뉴스, ‘한겨레 텔레그램 뉴스봇’과 함께!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인도서 관광객 여성 집단 성폭행…동행男은 강에 던져져 익사
중국 기대수명 79세, 5년 새 2세 늘어…비만 전쟁 선포
"월 100만원 못 벌면 우리 식당 오지 마"…유명 훠궈집 대표 '뭇매'
"몰래 갔다 '팍', 창피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