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 넘을 수도"…외국인이 바라본 '불안한 한국'

머니투데이 원문 기사전송 2024-12-26 16:42 최종수정 2024-12-2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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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스1

탄핵 정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26일 오후 3시30분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8.4원 오른 1464.8원을 나타낸다. 이날 장중에는 1465원마저 넘어서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6일(1488.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대해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저항선을 예상외로 쉽게 돌파하면서 1460원대에 진입했다. 1450원 초반대에서 국민연금 헤지(hedge·위험 분산) 물량이 환율 추가 상승을 방어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예상과 달리 헤지 물량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환율이 1460원대에 안착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달러화 지수가 지난 19일 108.4에서 26일 기준 108.14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만 상승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달러화 지수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은 가운데 원화 가치만 하락했다는 점인데 그 배경에는 아무래도 국내 리스크 요인이 강하게 작용했다"라며 "우선 탄핵 정국 리스크다. 탄핵 정국 관련 외국인 우려가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당초 국회 의결로 탄핵 리스크가 조기 매듭 지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 국가 신인도 및 외국인 자금 흐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CDS 프리미엄은 물론 국내 신용 스프레드가 완만하지만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음은 외국인이 바라보는 한국에 대한 시각이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더욱이 12월 소비자심리지수 급락에서 보듯 국내 경기, 특히 내수 경기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하고 있음도 원/달러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참고로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p) 급락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례와 비교하더라도 이번 탄핵 국면에서 소비심리, 즉 내수 부진이 상대적으로 심각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했다.

원·달러 환율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 25일 서울 명동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이 1461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연구원은 탄핵 정국 불확실성 확대로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했다. 박 연구원은 "더욱이 연초 트럼프 2.0 정책 리스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 불확실성 그리고 국내 경기 둔화 압력 확대에 따른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기대감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라고 했다.

그는 "달러화의 추가 강세 기대감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당장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기 위해서는 외국인이 바라보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 리스크 완화가 선제 돼야 할 것이다. 역으로 탄핵정국 불확실성이 확산한다면 예상보다 조기에 1500원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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