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추락 사고에 대해 사과를 표명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오인 격추를 인정하면서도 명시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 영공에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사과하고 희생자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며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가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추락 사고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에게 전화해 이번 여객기 추락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에 애도를 표했다고 크렘린궁은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러시아가 여객기를 격추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크렘린궁은 사고 당시 러시아 방공망이 우크라이나 전투 드론을 격퇴하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29일 국영방송에 "잘못을 인정하고, 아제르바이잔에 적시에 사과해야 한다"며 "러시아에서 추락 원인에 대한 거짓 이야기를 퍼뜨려 추락 사고의 진실을 은폐하려 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제르바이잔 항공 J2 8243편 여객기는 지난 25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출발해 러시아 그로즈니로 향하던 중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에서 착륙을 시도하다가 추락했다. 여객기에는 아제르바이잔인 37명, 러시아인 16명, 카자흐스탄인 6명, 키르기스스탄인 3명 등 67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중 38명이 사망했다. 사고 직후 러시아 측은 "여객기가 새 떼와 충돌했다"고 밝혔지만 여객기 기체에 많은 구멍이 뚫린 점 등으로 미뤄 러시아 방공미사일의 오인 격추설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러시아 측은 섣부른 추측을 삼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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