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비대위원장 권영세 "계엄 사과드린다"면서 "줄탄핵 멈춰라"

한겨레 원문 기사전송 2024-12-30 18:00 최종수정 2024-12-31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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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일어난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세(65) 의원이 30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취임했다. 12·3 내란사태와 탄핵 국면에서 불거진 당내 분열상을 수습하고 당 쇄신을 이끌 책임자로 지목됐지만 ‘도로 친윤당’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권 비대위원장이 변화와 쇄신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미지수란 반응이 당 안에서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비대면 전국위원회를 열어 권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 취임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27일 만이고, 한동훈 전 대표 사퇴 이후 2주 만이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후 이양수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이자·최형두·최보윤·김용태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으로 내정했다. 이외에도 전략기획부총장에는 조정훈 의원, 조직부총장에는 김재섭 의원을, 비서실장에는 강명구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권영세 비대위’는 31일 상임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공식 출범한다.

권 위원장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변화와 혁신의 채찍질을 멈추지 않겠다. 처절하게 반성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이 이날 취임사에서 “변화와 혁신”을 약속했지만 당 안에서조차 큰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권영세 비대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로 이뤄진 ‘친윤석열계 투톱 체제’로 당이 재편된 가운데, ‘원보이스’가 강조되고 있는데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가 가능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초선의원은 한겨레에 “당 내부 분위기가 탄핵안 가결 이후 (윤 대통령 엄호로) 점점 더 단일화되고 소수의 목소리는 작아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당장 이날 취임사에서 12·3 내란사태에 대해 ‘사과’를 하면서도, 현재의 혼란상을 야당에게 돌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지금 국회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조속히 다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면서도 “여·야·정 국정협의체는 (민주당의)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으로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좌초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줄 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키면 그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우리 국민은 물론이고 국제사회까지 대한민국 정치를 걱정하고 있다. 입법 폭거를 멈춰달라”고 했다.

한편, 권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을 생략하고 전남 무안 제주항공 참사 현장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과 만나 “유족이 느꼈을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그 슬픔을 제가 어떤 말을 해도 위로가 될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며 “정부 모든 관계자가 사고 수습과 희생자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잘 모시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중앙당 차원에서 최대한 협력하고 최대한 독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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