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불허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백악관은 이르면 3일 이 같은 결정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이 US스틸 매각을 차단키로 결정했다"며 "이로써 수개월간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며 미국의 거대 산업과 기업의 미래에 의문을 제기했던 141억달러 규모의 거래가 종식됐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WP) 역시 당국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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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심사해온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지난달 23일 이번 인수 건을 백악관에 회부했다. 다만 미국 내 철강 생산량 감소로 인한 국가 안보 우려를 제기한 무역대표부(USTR) 등 위원회 내 일부 기관의 제동으로 심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최종 판단만 남은 상태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불과 며칠 앞두고 일본제철은 향후 US스틸의 생산능력이 축소될 경우 미국 행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는 등 막판까지 공을 들였지만, 인수 승인을 얻는 데에는 실패한 모습이다.
US스틸은 미국 산업화의 상징으로 꼽혀온 기업이다. 조강 생산량 세계 4위인 일본제철이 2023년 12월 US스틸을 149억달러(약 20조80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면서 이 사안은 미국 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해 4월 열린 US스틸 주주총회에서는 일본제철과의 합병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되며 잠시 훈풍이 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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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바이든 대통령과 이달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모두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명하면서 인수 성사에 급격히 먹구름이 드리웠다. 특히 미국의 제조업 역량 부활을 공언해온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은 물론 노조 등으로부터 거래를 차단하라는 압력을 줄곧 받아왔다. 전통의 우방국인 일본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어 바이든 행정부의 산업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인수 승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제 US스틸은 매각 절차를 다시 시작하거나 새로운 매수자를 찾는 어려운 일을 시작해야 하고, 일본제철 역시 대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며 다만 두 회사 모두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인수를 불허할 경우 법적 조치를 예고한 점은 변수라고 짚었다.
US스틸은 1901년 존 피어몬트 모건이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의 카네기스틸을 사들이면서 시작됐다. 이후 페더럴 스틸 컴퍼니, 내셔널 스틸 컴퍼니를 합병하면서 탄생한 US스틸은 과거 한때 세계 최대 철강회사이자 사상 처음으로 기업가치가 10억달러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 들어 일본, 독일, 중국 등에 주도권을 내주기 시작했고, 수익성이 컸던 에너지 사업 부문 등을 분리하면서 기업가치가 쪼그라들었다. 한때 시가총액 세계 1위였던 US스틸은 2014년 S&P500 지수에서 퇴출당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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