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 케이뱅크, 결국 또 철회…대주주 BC카드 부담 커진다

머니투데이 원문 기사전송 2025-01-08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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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까지 IPO 불발 시 FI 동반매각권 실행 가능…BC카드·FI, IPO가 최고의 시나리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지난해 10월 1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케이뱅크가 IPO(기업공개)를 또 철회했다. 계엄, 탄핵 사태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장 환경이 IPO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내년 7월까지 케이뱅크를 상장해야 하는 대주주 BC카드의 부담은 더 커졌다.

케이뱅크는 8일 현재 진행 중인 IPO를 연기하고 향후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8월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고, 10월 상장을 추진했으나 수요예측이 기대를 밑돌자 철회했다. 상장예비심사 효력이 다음달 끝나는 만큼 이달 IPO 재추진을 준비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최근 대내외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주식시장 부진이 상장 무산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1224억원을 기록, 연간 최대 실적을 거뒀던 2022년 한 해 실적(836억원)을 넘어서며 외형 성장과 수익 개선을 모두 이뤄냈지만 시장 환경이 좋지 못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증시 부진으로 올바른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게 됨에 따라 상장 연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앞서 2022년 상장을 준비하다가 시장침체 등을 이유로 2023년 2월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케이뱅크, 5% 이상 주요 주주/그래픽=윤선정

케이뱅크가 상장을 또 철회하면서 대주주 BC카드와 재무적투자자(FI)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BC카드는 2020년 대주주적격성 심사 등의 문제로 모회사인 KT가 보유 중인 케이뱅크 지분(10%)을 취득하고, 이후 유상증자를 참여 등을 통해 지분을 34%까지 늘렸다.

2021년 7월에는 케이뱅크의 자본확충을 위해 총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당시 BC카드가 4250억원을 투입했고 MBK파트너스·베인캐피탈·MG새마을금고·컴투스 등으로부터 7250억원을 투자받았다.

BC카드는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 FI에 동반매각청구권(Drag-along Right)을 부여했다. 합의한 조건으로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BC카드의 지분을 포함해 FI가 보유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권한이다. 대신 FI가 동반매각청구권 행사를 결정하면 BC카드가 FI의 보유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도 투자조건에 넣었다.

BC카드와 FI가 합의한 조건 중 하나가 2026년 7월까지 IPO를 하는 것이다. 현재 시장상황과 예비심사부터 상장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했을 때 케이뱅크의 상장 시도는 내년 초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7월까지 상장을 하지 못하면 BC카드가 FI의 지분을 사 오거나 최악의 경우 케이뱅크를 제3자에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KT(비금융주력자)가 최대주주인 비씨카드는 케이뱅크의 지분을 34% 이상 보유(현재 33.72%)할 수 없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 소요 자금도 만만치 않다. BC카드는 FI에 내부수익률(IRR) 8% 이상을 약속했는데, 내년 FI의 지분을 사 오기 위해서는 1조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BC카드 자기자본(1조6000억원)의 약 62.5%에 해당하는 규모다.

FI도 계산이 복잡한 것은 마찬가지다. 동반매각청구권을 실행한다고 하더라도, 적당한 매입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은행업을 자회사로 둘 경우 각종 규제에 얽매이게 되고, 금융당국의 승인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 제값에 사줄 투자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결국 케이뱅크, BC카드, FI 모두 IPO를 성사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이번 수요예측에서 FI의 구주매출 물량이 너무 많았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상장 조건도 변화할 수 있다. 우선 구주매출을 줄여 상장에 성공하고, 향후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 등이 고려될 수 있다.

다만 2021년 유상증자 당시 주당 6500원의 가격을 책정한 만큼 FI 입장에서는 내년 공모가가 9200원 이상은 돼야 IRR 8%를 맞출 수 있는 것은 부담이다. 지난해 케이뱅크의 수요예측 공모가 밴드는 9500~1만2000원이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안전자산 비중 확대, 당기순이익 성장으로 BIS(국제결제은행)총자본비율이 2023년 말(13.18%) 이후 세 분기 연속 상승하며 개선세를 보여 상장 연기에 따른 영업 차질은 없다"며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성 제고에 주력하며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조속히 IPO 재추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IPO 대어' 케이뱅크, 결국 또 철회…대주주 BC카드 부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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