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김건희 여사 특검법 논의 공식화... 민주당 "언론 플레이 말고 수정안 갖고 와라"
[곽우신 기자]
"헌법의 틀 안에서 쌍특검에 대한 입법 논의를 시작하겠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그런 표현을 한 적이 없는데?" -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국민의힘이 쌍특검법 수정안 논의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원내대표와 수석대변인 사이 말이 엇갈리는 듯하면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야당은 여당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독자적인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 재발의를 예고했다.
여당은 8일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당론으로 부결하기로 하고 표결에 임했고, 실제 법안 폐기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이탈 표를 아예 막지는 못했다. 내란특검법은 단 2표, 김 여사 특검법은 4표 차이였다. 김상욱·안철수·한지아 의원 등의 공개적인 특검 찬성 여론이 꾸준히 나오는 데다, 추가 이탈도 예상되는 터라 더 이상 특별검사 도입을 막을 여당의 명분이 약해지는 형국이다(관련 기사 : '2표' 모자라 폐기된 내란특검법... 국힘, 수정안 발의할까 https://omn.kr/2bshf).
권성동 "부결 법안에서 독소조항 걷어내는 논의, 두려워 않겠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한덕수·최상목 권한대행이 고민과 숙고를 거듭해 재의를 요구한 8개 법안에 대해서 당론으로 부결을 결정했다"라며 "그리고 어제 본회의 표결 결과 모두 부결되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는 오로지 헌법 정신과 국가의 미래만을 생각한 정부와 여당의 결단"이라며 "책임 있는 결정에 힘을 하나로 모아주신 동료 의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다.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에도 굴하지 않고 용기를 내주신 두 분 권한대행께도 감사를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은 재의요구권 행사로 부결된 법안을 거듭 통과시키는 오기의 정치를 그만두어야 한다"라며 "재의요구권 행사를 억지로 유도하고 이를 빌미로 다시 탄핵 카드를 들이미는 협박의 정치도 그만두어야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두려움 때문에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또한 권 원내대표는 "동시에 부결 법안에서 독소조항을 걷어내는 논의 역시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헌법의 틀 안에서 쌍특검에 대한 실효성 있는 입법 논의를 시작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자세한 설명이 뒤따르지는 않았지만, 앞서 조짐이 보였던 대로 쌍특검법 수정안 논의에 물꼬가 트인 셈이다.
자당 원내대표 공개발언 표현도 숙지 못한 수석대변인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당에서 논의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지금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라며 "우리 스스로 (수정)안을 낼지도 의원총회를 열어서 결론을 내야 하는 문제고, 민주당에서 어떤 안을 냈는지 받아보지 못해서 모르겠는데, 이것이 필요한지조차도 추가로 논의 중"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 묻자 "저희가 발의할 수 있는 제3자 특검법 자체가 결정된 바 없다"라며 "실무적인 검토는 당연히 하겠지만, 저희 당은 대부분의 경우 의원총회에서 결론 나는 경우가 많아서 의원총회에 가서 물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논의의 범위를 후보 추천 방식에 국한할지, 특검의 규모나 대상도 포함하는지를 묻자 "저희가 생각했던, 현실적으로 가능한 특검법을 (민주당이) 발의하겠다는 게 아니고, 강화된 특검법을 민주당이 이야기한 것 같은데, 안을 자세히 봐야 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부결 당론을 강요하는 것보다 여당이 직접 수정안을 빨리 내야 한다는 지적이 당 일각에서 나오는 데 대해서는 "그건 저희 당이 판단하겠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마무리하면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헌법의 틀 안에서 입법 논의'라는 표현에 대해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신 대변인은 "그런 표현을 한 적이 없다"라며, 당 원내대표의 모두발언 내용을 처음 부인하고 나섰다. 결국 "그건 권성동 원내대표께 물어보시라"라고 답을 돌렸다.
민주당 "지연책, 시간끌기에 불과... 공식 대화창으로 전달하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특검법 재발의를 예고하며 잔뜩 날을 세웠다. 그는 "국민의힘이 결국 몰락의 길을 택했다"라며 "국가 이익에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해야 한다는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고 내란 수사를 방해한 국민의힘은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법치를 지킬 의사가 없는 집단이란 점이 확인됐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10명의 의인이 없어서 멸망한 소돔과 고모라처럼 국민의힘도 8명의 의인이 없어서 멸망의 길로 갈 운명"이라며, "민주당은 외환유치죄를 추가한 제3자 추천 방식의 내란특검법을 곧바로 재발의하겠다. 국민의힘이 아무리 우기고 방해해도 윤석열의 범죄를 막을 수 없고, 파면을 막을 수 없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내란 특검법이나 김건희 특검법, 쌍특검법의 논의를 시작한다고 하지만, 오늘 안에서 내일까지 수정안을 갖고 오면 모르겠지만, 다음 주 내지 그 이후는 잡힌 본회의에 대한 지연책, 시간끌기에 불과하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사실상 국민의힘은 재의 요구를 할 게 아니라 수정안을 가지고 오는 게 맞다"라며, 최상목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에야 수정안 논의를 꺼낸 여당의 행태를 "언론 플레이"로 규정했다. "구체적인 수정안을 이야기하거나, 특검에 대한 입장을 언론 외에 제대로 된 의견으로 표방한 바는 없다고 할 수 있다"라며 "수정안을 마련하고 있다면 공식 대화창을 통해서 전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확히 현장 채널이 누구라고 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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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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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 남소연 |
"헌법의 틀 안에서 쌍특검에 대한 입법 논의를 시작하겠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그런 표현을 한 적이 없는데?" -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국민의힘이 쌍특검법 수정안 논의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원내대표와 수석대변인 사이 말이 엇갈리는 듯하면서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야당은 여당의 진정성을 의심하며, 독자적인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 재발의를 예고했다.
여당은 8일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당론으로 부결하기로 하고 표결에 임했고, 실제 법안 폐기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이탈 표를 아예 막지는 못했다. 내란특검법은 단 2표, 김 여사 특검법은 4표 차이였다. 김상욱·안철수·한지아 의원 등의 공개적인 특검 찬성 여론이 꾸준히 나오는 데다, 추가 이탈도 예상되는 터라 더 이상 특별검사 도입을 막을 여당의 명분이 약해지는 형국이다(관련 기사 : '2표' 모자라 폐기된 내란특검법... 국힘, 수정안 발의할까 https://omn.kr/2bshf).
권성동 "부결 법안에서 독소조항 걷어내는 논의, 두려워 않겠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한덕수·최상목 권한대행이 고민과 숙고를 거듭해 재의를 요구한 8개 법안에 대해서 당론으로 부결을 결정했다"라며 "그리고 어제 본회의 표결 결과 모두 부결되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이는 오로지 헌법 정신과 국가의 미래만을 생각한 정부와 여당의 결단"이라며 "책임 있는 결정에 힘을 하나로 모아주신 동료 의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인사했다.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에도 굴하지 않고 용기를 내주신 두 분 권한대행께도 감사를 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은 재의요구권 행사로 부결된 법안을 거듭 통과시키는 오기의 정치를 그만두어야 한다"라며 "재의요구권 행사를 억지로 유도하고 이를 빌미로 다시 탄핵 카드를 들이미는 협박의 정치도 그만두어야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두려움 때문에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또한 권 원내대표는 "동시에 부결 법안에서 독소조항을 걷어내는 논의 역시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헌법의 틀 안에서 쌍특검에 대한 실효성 있는 입법 논의를 시작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자세한 설명이 뒤따르지는 않았지만, 앞서 조짐이 보였던 대로 쌍특검법 수정안 논의에 물꼬가 트인 셈이다.
자당 원내대표 공개발언 표현도 숙지 못한 수석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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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4년 12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자료사진) |
| ⓒ 남소연 |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당에서 논의 이뤄지고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지금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라며 "우리 스스로 (수정)안을 낼지도 의원총회를 열어서 결론을 내야 하는 문제고, 민주당에서 어떤 안을 냈는지 받아보지 못해서 모르겠는데, 이것이 필요한지조차도 추가로 논의 중"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 묻자 "저희가 발의할 수 있는 제3자 특검법 자체가 결정된 바 없다"라며 "실무적인 검토는 당연히 하겠지만, 저희 당은 대부분의 경우 의원총회에서 결론 나는 경우가 많아서 의원총회에 가서 물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논의의 범위를 후보 추천 방식에 국한할지, 특검의 규모나 대상도 포함하는지를 묻자 "저희가 생각했던, 현실적으로 가능한 특검법을 (민주당이) 발의하겠다는 게 아니고, 강화된 특검법을 민주당이 이야기한 것 같은데, 안을 자세히 봐야 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부결 당론을 강요하는 것보다 여당이 직접 수정안을 빨리 내야 한다는 지적이 당 일각에서 나오는 데 대해서는 "그건 저희 당이 판단하겠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마무리하면서, 권성동 원내대표의 '헌법의 틀 안에서 입법 논의'라는 표현에 대해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신 대변인은 "그런 표현을 한 적이 없다"라며, 당 원내대표의 모두발언 내용을 처음 부인하고 나섰다. 결국 "그건 권성동 원내대표께 물어보시라"라고 답을 돌렸다.
민주당 "지연책, 시간끌기에 불과... 공식 대화창으로 전달하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특검법 재발의를 예고하며 잔뜩 날을 세웠다. 그는 "국민의힘이 결국 몰락의 길을 택했다"라며 "국가 이익에 우선해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해야 한다는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고 내란 수사를 방해한 국민의힘은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법치를 지킬 의사가 없는 집단이란 점이 확인됐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10명의 의인이 없어서 멸망한 소돔과 고모라처럼 국민의힘도 8명의 의인이 없어서 멸망의 길로 갈 운명"이라며, "민주당은 외환유치죄를 추가한 제3자 추천 방식의 내란특검법을 곧바로 재발의하겠다. 국민의힘이 아무리 우기고 방해해도 윤석열의 범죄를 막을 수 없고, 파면을 막을 수 없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내란 특검법이나 김건희 특검법, 쌍특검법의 논의를 시작한다고 하지만, 오늘 안에서 내일까지 수정안을 갖고 오면 모르겠지만, 다음 주 내지 그 이후는 잡힌 본회의에 대한 지연책, 시간끌기에 불과하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사실상 국민의힘은 재의 요구를 할 게 아니라 수정안을 가지고 오는 게 맞다"라며, 최상목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한 이후에야 수정안 논의를 꺼낸 여당의 행태를 "언론 플레이"로 규정했다. "구체적인 수정안을 이야기하거나, 특검에 대한 입장을 언론 외에 제대로 된 의견으로 표방한 바는 없다고 할 수 있다"라며 "수정안을 마련하고 있다면 공식 대화창을 통해서 전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확히 현장 채널이 누구라고 말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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