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석곤 소방청장이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당일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에 협조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이 지목한 대상 언론사는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 MBC,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이었다고 한다.
허 청장은 13일 오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12월 3일 소방청장 주재 회의 때 이 장관의 전화 내용 중 주요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허석곤 소방청장은 13일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당일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에 협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 국회방송 캡처
그는 “당시 옆자리에 있던 (소방청) 차장과 논의했지만 단전·단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으로 판단,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허 청장은 대상 언론사에 ‘조선일보가 들어갔냐’는 질문에는 “기억에 없다”고 답했다. JTBC에 대해선 “기억이 가물가물한다”고 답했다. 이날 함께 출석한 고기동 행안부 장관 직무대행과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언론사 단전·단수와 관련해 “몰랐던 내용”이라고 답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른바 ‘백골단’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할 때 막아선다면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직무대행은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백골단이 영장 집행을 방해하면 현행범이냐’는 질문에 “현행범이 맞다. 공무집행 방해로 처벌할 수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체포영장을 집행할 때 저지하면 현행범이냐’는 질문에는 “체포 저지를 적극적으로 한다면 현행범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더불어민주당과 수사 내통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총경 이상에서 그런 사항이 없다고 보고받았고, 이미 수사기관에 고발에 들어간 사안이라 별도의 감찰은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9일 경찰 출신인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과 국가수사본부(국수본) 간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글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 것과 관련 이 의원을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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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희.조수진.오욱진 jeong.sae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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