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파출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윤석열 대통령 체포에 맞춰 더불어민주당이 민생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을 준비하고, ‘이재명 리스크’ 등으로 난맥에 빠진 현재의 정국을 돌파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6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이 체포된 만큼 국회도 내란이 촉발한 국가적 혼란을 안정시키고,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당을 향해 민생을 부양하기 위한 추가경정(추경)예산 편성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한국무역협회를 찾아 무역업계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2차전지 기업 관계자들을 만났다.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을 논의하겠다는 취지다.
전날 윤 대통령 체포 직후 “민생과 경제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한 이재명 대표는 오는 20일 당내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은행권 현장간담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소상공인 및 금융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하는 상생금융의 지원 폭을 늘릴 것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이같은 민생행보는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작업이자, 이재명 리스크 돌파를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과 윤 대통령의 탄핵, 체포 등의 상황 속에도 여권의 이탈표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지지율을 추격당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이에 당내에서는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고충을 겪는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이 대표에 대한 반감을 누그러뜨리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를 연상케하는 민주당의 ‘나홀로’ 행보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거용이 아니라 진정 민생을 우선한다면 민주당 독자 행보가 아니라 뜻을 같이 하는 세력끼리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헌 문란 세력이 아니라면 대한민국의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지키고 민생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며 “‘민주주의 연대, 민생경제 연대’를 만들어 헌정질서를 지키고 국정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생행보도 정치세력간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조국혁신당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혁신당은 특히 민주당이 추경 편성과 국정협의체 등의 논의에 있어 다른 야당을 배제하는 태도를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혁신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여러 정당들을 품는 리더십을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며 “윤 대통령 파면 이후에도 민주당만으로 집권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그렇게 광장의 시민들이 원하는 과제들을 민주당이 온전히 품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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