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를 떠나 FC서울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왼쪽 풀백 김진수(왼쪽)와 윙어 문선민. 사진제공|FC서울
김기동 감독과 함께한 FC서울의 2024시즌은 성공적이었다. K리그 최초로 단일시즌 50만 홈 관중을 돌파했고, 4위로 시즌을 마쳤다. 2019시즌 이후 5년 만에 파이널 라운드 그룹A(1~6위)에 진입했고,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도 확보했다.
그러나 만족하지 않는다. 2016년 이후 인연을 맺지 못한 타이틀을 바라본다. ‘김기동 체제’가 확실히 정착될 2025시즌이 적기라는 내부 판단도 섰다. 이에 겨울이적시장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실력이 검증된 베테랑을 여러 명 수혈했다.
핵심은 취약 포지션 강화다. 특히 측면에 초점을 맞춰 전북 현대에서 활약한 국가대표 출신 왼쪽 풀백 김진수와 윙어 문선민을 동반 영입했다. 모두 1992년생으로 세대교체와는 어울리지 않다는 평가와 우려가 분명히 있지만, 김 감독이 전 포지션에 걸친 공격적이고 직선적인 플레이를 강조해온 만큼 김진수와 문선민은 벤치 철학과 컬러에 가장 부합하는 최적의 자원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둘에게도 변화가 필요했다. 김진수와 문선민은 전북에서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극도의 부진 속에 K리그2 강등 위기를 겪은 지난 시즌에는 영향력이 크게 줄었다. 부상에 시달린 김진수는 20경기(3도움) 출전에 그쳤고, 문선민은 승강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31경기에서 7골·4도움을 올렸으나 선발보다는 교체 출전이 익숙했다.
깊은 거취 고민은 김 감독으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됐다. 김진수에게는 “힘겨운 시간도 있었으나, 대표팀 복귀가 가능할 만한 폼으로 만들어주겠다. 제2의 전성기를 열어주겠다”고, 문선민에게는 “그저 (교체 투입으로 인한) 게임 체인저가 아니라 선발로도 기량을 펼치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선수의 마음을 사로잡는 능력은 김 감독의 장점이다.
전북과 서울의 뿌리 깊은 라이벌 의식이 걱정스럽긴 해도, 거스 포옛 감독(우루과이) 선임과 함께 대대적 쇄신에 나선 전북에선 역할을 보장받기 어려웠다. 선수 입장에선 냉정하게 결정할 타이밍이었고, 그렇게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꽤 오랜 시간 전주성의 측면을 지배했던 김진수와 문선민은 2025시즌부터는 붉은 유니폼을 입고 상암벌을 누빈다. 추억을 뒤로 하고 현역 선수로서 마지막 기착지가 될지 모를 서울에서 최대한 깊은 족적을 남기려고 한다. 김진수는 “K리그1과 ACL 모두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문선민은 “측면을 파괴해야 좋은 기회를 만든다. 10~15개의 공격 포인트로 팀에 기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