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꿈에 그리던 영국 무대 데뷔전을 치른 양민혁(18)이 지도자와 언론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었다.
토트넘 홋스퍼가 외면했던 양민혁의 공격력이 데뷔골까지 이어질 뻔했다.
양민혁이 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있는 더덴 경기장에서 열린 밀월과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와의 2024-2025시즌 챔피언십(2부) 30라운드 경기에 교체 출전해 영국 무대 데뷔전을 가졌다.
임대 이적 후 첫 경기에 바로 출전 명단에 들어 벤치에서 경기를 준비한 양민혁은 후반 31분 교체 출전하며 영국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팀은 전반 초반 1-2로 뒤진 경기를 뒤집지 못하며 패했다.

양민혁은 후반에 출전해 오른발 대포알 슈팅을 시도해 데뷔골에도 도전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 14분을 소화한 양민혁은 축구 통계업체 폿몹 기준, 유효 슈팅 1개, 패스 성공률 100%(4/4), 턴오버 2회, 볼 터치 8회, 상대 박스 안 터치 1회, 리커버리 2회 등을 남겼다.
이날 경기 후 마르티 시푸엔테스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사비 칼름 수석코치는 양민혁의 활약을 칭찬했다.

사비 코치는 구단 인터뷰를 통해 "그와 함께해 기쁘다. 우측 윙어 자원으로 측면에 폭을 제공해 주는 선수다"라며 "오늘 그에게 측면에서 득점을 위해 더 많이 공격하라고 주문했다. 우리가 빌드업 체계를 3-1에서 4-1로 바꿨고 측면에서 2대2 상황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양민혁과 함께해 기쁘다. 첫 출전에 쉽지 않았지만, 그가 우리를 도울 거라는 것은 확신한다"라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영국 BBC도 "양민혁이 교체 투입돼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QPR 공격에 공격적인 감각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엿볼 수 있었다"라며 양민혁의 재능을 칭찬했다.

양민혁은 지난 30일 토트넘에서 QPR로 임대됐다. 남은 시즌 동안 챔피언십에서 경험을 쌓으며 경쟁력을 키워갈 예정이다.
양민혁은 입단 후 첫 인터뷰에서 "이곳에 오게 돼 정말 행복하고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할 것이다."라며 "난 이곳에서 뛴 한국 레전드 박지성에 대해 아주 엄청난 기억이 있다. 난 정말 뛰고 싶고 꾸준히 경기에서 모습을 보이고 싶다"라며 성장하고 싶은 의지를 보였다.
2006년생인 양민혁은 지난해 강원FC에서 데뷔해 곧바로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급부상했다. K리그1에서 12골 6도움을 기록하며 강원의 준우승에 기여했다. 그는 K리그1 영플레이어상과 베스트11 2관왕을 차지했으며 MVP 후보에도 오르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타고난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 여기에 결정력까지 갖춘 양민혁은 여러 유럽 구단의 관심을 끌었고 손흥민이 있는 토트넘이 손을 내밀었다. 지난해 7월 2030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은 그는 지난해 12월 중순 강원에서의 시즌을 마무리하고 토트넘의 요청에 의해 조기 출국해 팀에 합류했다. 빠른 적응기를 거쳐 토트넘에서 데뷔할 거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좀처럼 양민혁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달 초 리버풀과의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서 벤치 멤버로 포함돼 출전 기대감을 높였던 양민혁은 결국 출전이 불발되며 데뷔전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5부 팀 탬워스와 FA컵에선 아예 명단에서 제외된 양민혁은 벤치에 올라도 출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경기 전 기자회견 당시 양민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표정을 찡그린 뒤, "지금은 (양민혁의 출전에 대해) 특별한 계획이 없다. 그는 아직 매우 어린 선수다. 경쟁 수준이 여기서 마주하게 될 수준과는 전혀 미치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선수"라며 "양민혁이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고 말했다.

뒤이어 영국 매체 '풋볼런던'도 지난달 27일 "양민혁이 지금 당장 옵션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보다는 미래를 위해 영입하는 구단 이적 정책에 대해 많은 걸 말해준다. 토트넘이 새로운 공격수를 영입하고 적절한 팀이 나타난다면 양민혁은 1월 이적시장 때 임대될 수 있다"며 당장 토트넘에서 데뷔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양민혁과 마찬가지로 윌 랭크셔도 성장하기 위해서는 임대가 필요하다. 이 수준의 축구에 장기간 노출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어린 선수들을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는 서포터들의 요구가 있었지만, 마이키 무어 외에는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수준이 아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이게 아카데미 축구고, 아카데미가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에서 아직 데뷔하지 못했지만, 양민혁은 임대를 선택했고 강원에서 달던 47번을 달고 QPR 데뷔전을 치렀다. 어린 선수들이 하부리그 임대로 경험을 쌓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여기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토트넘으로 돌아와서 다시 기회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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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옥스포드 유나이티드 등에서 임대 생활을 했던 데인 스칼렛이 조기 임대 복귀 후 엘프스보리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최종전에서 토트넘 데뷔골이자 경기 결승골을 터뜨린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
이전엔 토트넘 유스 출신인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도 무려 네 팀을 옮겨가며 임대 생활을 거쳤고 이후 토트넘 역대 최다 골 주인공이 되며 빛났다.
양민혁은 임대 후 곧바로 출전 기회를 잡았고 경쟁자들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펼치면서 더 많은 출전 시간이 기대된다.
한편, QPR은 오는 5일 오전 4시 45분 홈구장 로프터스 로드에서 블랙번 로버스와 홈 경기를 갖는다. 양민혁은 이 경기에서 선발 데뷔전과 데뷔골을 노린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QPR,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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