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도 트럼프 리스크…韓기업들, 77조원대 美공장 투자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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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4-12-0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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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2기 전기차 인센티브 삭감 불안감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FP·연합뉴스]

한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미국 내 공장 건설을 위한 540억 달러(약 77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재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전기차 수요 감소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일어날 일들을 우려해 현재 진행 중인 공장 일부에 대해 건설을 늦추거나 일시 중단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9월 공시를 통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캐나다에 건설 중인 배터리 양극재 합작 공장의 완공 일정을 현지 여건으로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케니 김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 최고경영자(CEO)는 기업들이 아직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지만, 많은 기업이 트럼프가 전기차에 대한 정부 인센티브를 어느 정도까지 삭감할 것인지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트럼프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비판해왔다. 지난달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IRA에 따른 최대 7500달러(약 1077만원)인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를 논의하고, 신차와 경트럭의 연비 요건을 낮출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런 계획이 현실화돼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보조금, 세금 공제 및 기타 인센티브가 종료되면 수만개의 미국 일자리가 위협받고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을 중국으로부터 전환하기 위한 수년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이어 블룸버그통신은 “이미 전기차 수요 약세와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미국의 주요 파트너인 한국 기업의 수익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포드자동차와 GM이 사용하는 전기차 배터리용 전구체 소재를 공급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김병훈 CEO는 “트럼프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주목하고 있다”며 “전기차에 대한 트럼프(당선인)의 발언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까지 IRA를 매우 중요한 문제로 생각해 왔다”며 “정책에 변화가 생기면 전략도 바꿔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바이든 행정부는 삼성SDI와 스텔란티스 간 배터리 합작법인에 10조5000억원(75억4000만 달러)의 대출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신설될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인 비벡 라마스와미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정부효율부가 시설을 자세히 조사할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미국에 15개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절반은 2022년 IRA가 발효된 이후에 나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까지 LG에너지솔루션은 약 1조원, SK온은 약 2110억원의 보조금을 받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배터리 공장이 대부분 공화당이 장악한 주에 있는 만큼 보조금이 삭감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SK온 공장 4곳이 있는 조지아주의 팻 윌슨 경제개발국장은 “미국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 기업들은 바이든 행정부 이전에도 그것을 알고 있었고, 새 정부에서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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