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공급업체, 죄수 고용 계약 종료…현대차 "관여 안해"

미국 앨라배마에 있는 현대차 공급업체 주영이 현지 감옥에 수감된 죄수를 회사 업무에 동원하는 죄수 고용 계약을 종료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NYT가 주영의 죄수 고용을 지적하는 기사를 내보낸 뒤 이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주영은 수십명의 고용 죄수를 해고하고 계약을 종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 권익단체 '잡스 투 무브 아메리카(Jobs to Move America)'에 따르면 현재까지 32명의 죄수가 해고 처리됐고, 그 중 20명은 다른 근무 현장으로 재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영 관계자는 이메일을 통해 "앨라배마 교정 당국과의 계약이 종료됐다"며 "우리는 언제 앨라배마 교정 당국과 작업을 재개할 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NYT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주영은 2021년 11월부터 앨라배마 교정 당국과의 죄수 고용 계약을 통해 죄수를 회사 작업에 동원해 왔다.

앨라배마 교정 당국은 죄수들의 사회 복귀를 위해 '외부 노동'이라는 명칭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여러 기업들과 고용 계약을 통해 수천명의 죄수들을 민간 기업에서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현대판 죄수 임대'라며 많은 노동 운동가들로부터 비난을 사왔다.

아울러 고용 계약을 맺은 죄수들은 교정 당국이 임금에서 40%를 차감하는데다 세금과 세탁비 및 교통비까지 공제하고 나면 시간당 몇달러 밖에 받지 못하고, 일부 죄수들은 '외부 노동'에 참여하지 않으면 훨씬 제재 강도가 심한 감옥으로 이송될 수 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고용 계약에 대한 죄수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라고 NYT는 전했다. 감옥 바깥에서 일반 시민들과 일하며 조금이라도 임금을 받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한편 현대차 대변인은 "현대차는 독립적인 공급업체들의 개별적인 고용 결정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며 이번 일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대차는 모든 공급업체들에게 법규와 공급업체 행동 강령을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위반 의혹이 확인될 경우 조치를 취해온 전례가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 행동 강령에 따르면 공급업체들은 "직간접적인 강제 노동의 사용"을 동반한 생산 활동이 금지되어 있는데, 현대차 대변인은 이번 주영의 경우가 "강제 노동" 규정 위반에 해당하는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NYT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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