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클래스 첫 전기차 G580
중국 CATL 배터리 탑재… 제자리서 720도 회전 가능
한정판은 2억3900만 원… 일반 모델은 내년에 출시
메르세데스벤츠의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G580)’는 전기차도 오프로드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차량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울퉁불퉁한 비포장 산악 도로나 깊은 물웅덩이는 전기차에 쉽지 않은 도전 과제다. 자칫 거친 산악도로를 달리다가 차량 하부의 고용량 배터리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차량 하부가 물에 완전히 잠기는 물웅덩이를 지날 때도 배터리 걱정이 앞서기 마련이다. 지난달 국내서 출시된 벤츠 G클래스의 첫 전기차인 G580은 이러한 고민을 충분히 고려해 제작된 모습이었다.
지난달 경기 용인시에 있는 국내 최대 상설 오프로드 코스인 ‘벤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익스피리언스 센터’에서 G580을 시승해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물웅덩이를 거침없이 지날 때였다. 보통의 전기차는 웬만해선 배터리팩 내부로 물이 스며들지 않게 잘 설계돼 있지만 이날 마주한 물웅덩이는 보통의 것이 아니었다. 조심스럽게 물웅덩이로 진입하니 곧바로 네 바퀴가 물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차가 멈추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던 찰나에 G580은 아무런 문제 없이 물웅덩이를 지나 뭍으로 올라왔다. 이날 수심은 60∼80cm 수준이었다. G580은 최대 85cm의 물웅덩이까지 지나갈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한다.
벤츠는 거친 도로에서도 웬만해선 차량 하부가 손상되지 않도록 단단하게 설계했다고 자신했다. 배터리가 차량 하부 차체에 단단하게 결합해 있고, 탄소 복합 소재의 패널이 배터리 밑을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G580에는 중국 CATL의 배터리가 장착돼 있다. 벤츠 본사의 고전압 배터리 개발·충전 시스템 총괄 매니저 플로리안 호프백은 “하부 패널은 그 위에 G클래스 차량 세 대를 더 얹어도 파손되지 않을 정도의 강도로 설계됐다”면서 “최대 10t까지는 문제없이 견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 내연기관 G클래스 시리즈에는 없었던 기능들도 장착돼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지능형 오프로드 크롤’이었다. 오르막이나 내리막에서 가속 페달이나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도록 한 기능이다. 30도가 넘는 오르막길에서 이 기능을 사용해보니 차량이 시속 3∼7km로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올라갔다. 일반 차량을 몰고 경사를 오를 때면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떼고 밟는 것에 따라 차가 울컥거리거나 살짝 뒤로 밀리는 경험을 했는데 G580에선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
이번 전기차에 처음 들어가는 ‘G-턴’이라는 기능도 유용했다. 차가 거의 앞으로 이동하지 않은 채 제자리에서 최대 720도까지 빙글빙글 도는 기능이다. 차량 좌석에 앉아 있자니 마치 놀이기구를 탄 듯한 느낌이 들었다. 회전 반경이 좁은 곳이나 막다른 길에서 방향을 전환해야 할 때 사용하면 좋을 법했다.
전동화 모델이지만 외관 디자인은 그동안 G클래스 차량들의 감성을 유지했다. G580은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유사하게 각진 외관에다가 동그란 전조등이 적용됐다. 누가 설명을 안 해주면 딱히 전기차인지 알기 어려울 정도였다. 내연기관 차량과 차별화를 두고, 연료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을 채택하는 여타 전기차와는 다른 선택이었다.
벤츠코리아는 G580의 한정판 모델 ‘에디션 원’ 70대를 올해 먼저 선보인다. 가격은 2억3900만 원이다. 일반 모델은 내년 상반기(1∼6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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