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2월 26일 개봉한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A Complete Unknown)’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밥 딜런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컴플리트 언노운’을 보러 가는 사람 중 밥 딜런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반전과 평화를 노래하던 그는 1960…
“그렇게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왜 그런 일을 하는 걸까요?”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머스크가 11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언론 브리핑에서 ‘가자지구로 보내지는 700억 원 규모 콘돔’에 대한 기자 질문을 받고 내놓은 대답이다. …
얼떨결에 화분 하나를 들였다. 옆자리 동료가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기며 내게 남겨준 것이다. 본의 아닌 ‘식집사’ 노릇이 영 서툴러서일까. 처음 맡겨졌을 땐 다섯 개였던 잎이 자꾸만 하엽 지더니 이젠 두 잎만 간신히 남아 있다. 사무실에서 볕을 못 쬐어 그런가 싶어 창가 앞에도 내놔 …
“다정함은 상상력을 말하는 겁니다.”(‘신의 카르테 0’,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백지은 역, arte, 2018년)가끔 일본 TV 드라마를 본다. 주로 미스터리물을 보는데, 한국에서라면 만들 엄두를 못 낼 가볍고 잔잔한 소재를 버무린 작품도 시청한다. 배우들 연기가 연극을 하는 듯해…
“재회를 고대합니다. 할 얘기가 많습니다. 집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오랜 친구여,”고(故)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영결식이 워싱턴DC 국립대성당에서 9일 열렸다. 100세를 일기로 떠난 카터 대통령 추모행사가 국…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른다. 출퇴근길 오며 가며 담배를 태우는 한 남자를 본 기억은 있다. 그뿐이다. 이름을 묻진 않았다. 그가 먼저 말을 걸어와도 애써 외면해 왔다. 흉흉한 세상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는 나와는 무관한 남이니까. 인파 속에서 만난다면 모르고 지나칠 딱 그 정도의 사…
연말 휴가로 동해 겨울 바다를 겁 없이 택했다 감기몸살에 걸렸습니다. 예년에 비해 많이 줄어든 송년회를 몸살을 핑계로 하나둘 건너뛰고 보니 그야말로 새해가 코앞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24년을 의미 있게 마무리할 방법이 없을까요.문득 한비야 작가의 ‘나만의 특별한 송년회’가 떠올랐…
10여 년 전 영화 ‘건축학개론’을 보면서 왈칵 눈물이 났다. 한밤중 찻길에서 술 취해 비틀거리는 대학생 승민(이제훈 역)이 그를 피하는 택시들을 잡으려 외칠 때였다. “아저씨, 정릉 가요, 정릉.” 내 첫사랑도 거기 살았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따로 있다. 이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 거기 걸맞는 성공에 만족하면서 살아라.”‘피터의 원리 : 무능한 사람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이유’ 中어느 조직에나 저 자리까지 어떻게 승진해서 올라갔는지 의문이 들 만큼 무능한 사람이 있다. 어떻게 저 사람이 저 자리에 있는지 궁금한…
“성장하는 자네를 보러 온다네.”애니메이션 ‘블루 자이언트’ 中일본 시골 출신 고교생 다이(大)에게 ‘재즈’는 심장을 펄펄 끓어오르게 만드는 100℃의 온도 같다. 다이에겐 이름에 걸맞은 큰 꿈이 있다. 세계 최고의 색소폰 연주자가 되는 것이다. 밤마다 아무도 없는 강가에 나가 홀로 …
2024년은 스코티 셰플러(28·미국)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난해 5월부터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왕좌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셰플러는 올해에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7승을 쓸어 담았습니다. 올해 투어에서 챙긴 상금만 무려 6223만 달러(870억 원)나 됩니다. 이…
“Just close your eyes, breathe in and visualize(눈 감고 숨을 깊이 들이마셔, 그리고 상상해 봐)”(위플래시(Whiplash), 에스파)걸그룹 에스파의 ‘위플래시(Whiplash)’를 듣고 영어 위플래시에 ‘채찍질’ 말고 다른 뜻이 있는 걸 알았다…
신곡 ‘아파트’를 듣다가 몇 가지 새로 알게 됐다. 첫 번째, 아파트라는 술자리 게임이 있다. 노래 가사는 그에 착안했다. 나는 그런 게임 모른다. 후배에게 물었다. “그럼 ‘당연하지’ 같은 건가? 가수 김종국 있잖아. 그 옛날에….” 그러자 그의 눈빛엔 언제 적 ‘당연하지’냐는 빈축…
“그의 침묵이 길어질 때마다, 그녀는 아주 조금씩 몸을 움직여 기척을 낸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이 2011년 출간한 장편소설 ‘희랍어 시간’(문학동네) 속 한 문장이다. ‘어둠 속의 대화’라는 소제목이 말해주듯, 그와 그녀는 지금 어둠 속에 있다. 학원에서 고대 그리스어를 가르치…
“내 최고의 공을 던졌습니다. (다시 승부해도) 나는 다시 그 공을 던질 겁니다.”듣기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드는 듯한 이 한마디의 주인공은 누굴까요. 여름보다 뜨거운 열정을 가진 고교 야구 선수들이 등장하는 청춘만화 속 명대사는 아니었을까요. ‘최고의 공’을 말한 이는 바로 미국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