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맥도날드 SNS
사진=맥도날드 SNS
세계인의 인기 식재료 중 하나인 달걀 가격이 누적된 공급 차질로 인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호주 맥도날드에서는 맥모닝 판매가 일시 중단됐고, 미국 일부 마트에서는 달걀 매대가 비어버리는 등 소비자들의 불편이 이어지는 와중에 미국에서는 달걀 가격이 2년 만의 최고치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제한과 수요 증가가 맞물리며 달걀 공급업체 주가는 급등했다.

○치솟은 달걀 가격

미국 뉴저지 월마트에서 한 여성이 달걀을 구입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미국 뉴저지 월마트에서 한 여성이 달걀을 구입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A등급 대형 달걀(12개입)의 가격은 3.65달러로 전월 대비 8.3%, 1년 전(2.14달러) 대비 70.5% 올랐다. 지난해 11월 이후 미국 달걀 소매 평균 가격은 38% 상승했고, 도매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4.6% 급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소비자들은 이미 한 차례 달걀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를 느꼈다.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며 2023년 1월 대형 A등급 달걀 가격은 전년 동기(1.93달러) 대비 2.5배 오른 4.82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2019년 연평균 달걀 가격이 1.4달러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3년여만에 세 배 오른 것이다.
치솟은 계란 가격(자료=미국 노동통계국)
치솟은 계란 가격(자료=미국 노동통계국)
여러 식재료 중 달걀 상승 폭이 압도적으로 컸다. 2022년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60%에 달했다. CNBC는 “(최근의 달걀 가격 급등은) 식료품 쇼핑객들에게는 ‘데자뷔’와 같은 현상”이라고 전했다.

달걀 가격 급등의 주원인은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공급 감소가 꼽힌다. 2021년 말 미국에 퍼진 조류 인플루엔자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감염 속도와 전파 속도가 빨라 양계업계에 치명적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올해 약 3300만마리의 산란계가 조류 인플루엔자로 인해 살처분됐다. 특히 그중 절반이 10월 15일 이후 살처분돼, 달걀 도매가격은 10월 중순 이후 97% 급등했다.

○꾸준한 수요…공급업체 주가 급등

수요 측면에서는 계절적 요인이 크다. 추수감사절부터 시작된 연말 연휴 시즌에는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한다. 농업시장조사회사 엑스파나의 라이언 호즈노프스키는 “4분기는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연휴 동안 소비자들의 베이킹이 늘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달걀 수요가 가장 강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달걀 유통업체 에그언리미티드의 브라이언 모스코기우리 부사장은 “달걀 가격이 기록적인 수준에 근접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CNBC에 전했다.

2019년 발표된 미국 농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은 1인당 연간 약 279개의 달걀을 먹는다. 대중적인 식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달걀 공급업체는 주가 급등에 웃고 있다. 미국에서 공급되는 달걀 10개 중 1개를 생산하는 미국 최대 달걀 공급업체 칼메인푸즈 주가는 12일 기준 최근 1년간 116.59% 급등했다. 또 다른 달걀 공급업체 바이탈팜스는 같은 기간 145.62% 치솟았다.
칼메인푸즈 주가(사진=야후파이낸스 캡처)
칼메인푸즈 주가(사진=야후파이낸스 캡처)
업계 관계자들은 에그플레이션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농무부는 최근 “내년에도 미국 내 달걀 생산량이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달걀은 여전히 동물 단백질 중 비교적 저렴한 공급원이자,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식재료”라며 “수요는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견조한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