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작센안할트주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차량이 돌진해 최소 2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쳤다.
AP통신,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현지시각 20일 오후 7시께 한 차량이 인파 속으로 400m 이상 돌진했다.
작센안할트주 경찰 당국은 현장에서 운전자를 체포했으며, 고의적 공격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라이너 하젤로프 작센안할트주 총리는 지금까지 성인 1명, 어린이 1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 가운데 15명이 중상이어서 앞으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용의자는 2006년 독일에 와서 영주권을 받고 작센안할트주 베른부르크에서 의사로 일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50세 남성"이라며 "현재로서는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그데부르크와 작센안할트주를 넘어 독일 전체의 재앙"이라며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친 비극"이라고 강조했다.
사건 소식이 알려지자 독일의 다른 지역 당국들은 이번 주말 크리스마스 마켓을 전격 폐쇄하기로 했다.
크리스마스 마켓은 테러 표적... 8년 만에 또 비극
독일은 연말 성탄절을 앞두고 전국에서 야외 장터인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리는 것이 중요한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전부터 크리스마스 마켓이 기독교 가치의 상징이어서 이슬람 극단주의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2016년 12월에도 베를린 도심 크리스마스 마켓에 한 남성이 트럭을 몰고 돌진해 12명이 숨지고 67명이 다쳤다. 당시 24세였던 튀니지 출신 용의자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로 범행 나흘 뒤 이탈리아에서 경찰과 총격전 끝에 사살됐다.
낸시 페이저 독일 내무장관은 지난달 "올해 크리스마스 마켓이 위험하다는 구체적 징후는 없으나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라고 경고한 바 있다.
용의자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으로 알려지자 사우디아라비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모든 폭력을 규탄하고 거부한다"라며 "희생자 가족과 독일 정부, 국민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잔혹하고 비열한 행위"라며 "우리는 모든 피해자와 연대할 것이며,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극우 정당들이 반(反)이민·이슬람을 주장하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내년 2월 독일 조기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