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1-0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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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배신자" 황희찬, 이런 악플까지 들어야 하나?…손흥민 PK 실축 '숨은 역할', 험담 쏟아졌다

기사입력 2024.12.31 23:14 / 기사수정 2024.12.31 23:34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손흥민이 5년 만에 페널티킥을 실축해 화제가 된 가운데 상대팀 공격수 황희찬이 때 아닌 악플에 휩싸였다.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못 넣었는데 왜 황희찬이 비난을 받을까.

사연은 이렇다. 손흥민이 주장을 맡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토트넘과 황희찬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울버햄튼은 30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맞대결을 펼쳤다.

이날 맞대결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팽팽한 경기였다. 전반 7분 울버햄튼 공격수 황희찬이 아크 정면에서 그림 같은 통렬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터트렸고, 토트넘도 이에 질세라 5분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동점골을 넣었다.

전반 추가시간 토트넘 윙어 브레넌 존슨이 역전골을 터뜨려 토트넘이 승리하는 듯했으나 후반 막판 원정팀 스트라이커 예르겐 스트란 라르센이 재동점골을 넣어 2-2로 경기 종료됐다.

이 경기에선 손흥민도 득점할 수 있었다. 전반 43분 토트넘이 페널티킥을 얻어내 손흥민이 찼는데 골문 왼쪽 하단을 겨냥하고 찬 킥이 상대 골키퍼 조세 사에 막힌 것이다.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차는 과정에서 황희찬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영국 언론의 주장이다.

 울버햄튼 지역지 '몰리뉴 뉴스'는 31일 "황희찬이 토트넘 홋스퍼와 경기, 손흥민의 페널티킥 상화에서 보여준 행동이 화제다"라면서 "황희찬이 사에게 오른쪽으로 다이빙하라고 손짓했다. 황희찬은 필사적으로 손을 들어 방향을 알렸다. 드라구신이 황희찬을 제지하기 위해 팔을 끌어내렸다"고 했다.

그러나 사는 황희찬이 왼쪽 팔 흔든 것을 봤다.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은 한국 국가대표로 함께 뛰어서 손흥민을 잘 알 고 있다. 황희찬은 대표팀에서 손흥민이 왼쪽 아래로 페널티킥을 차는 모습을 자주 봤을 것이다"고 했다.



이날 경기는 황희찬과 손흥민이 모두 선발 출전하며 코리안 더비로 진행됐는데, 서로 다른 두 한국인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처음으로 함께 골을 넣는 기록을 세울 뻔했지만 공교롭게 황희찬의 손짓이 두 선수의 동반 득점포 가동을 가로막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코리안 더비에서 한국인 선수 2명이 모두 골을 넣는 장면은 볼 수 없게 됐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페널티킥 성공으로 2-1 리드를 쥐었다면 좀 더 유리한 국면으로 경기를 펼칠 수도 있었지만 황희찬의 '왼팔'이 이를 저지했다.

페널티킥 선방으로 무승부를 이끈 사는 경기 후 황희찬을 격하게 끌어안으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페널티킥 실축으로 고개를 떨군 손흥민은 이날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후반 19분 티모 베르너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이런 식으로 코리안 더비에서 한국인 선수가 같은 팀 골키퍼에게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상대팀 한국인 선수의 킥 방향을 알려준 경우는 9년 전에도 있었다. 



손흥민은 과거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뛸 때로 토트넘 이적 직전이던 2015년 구자철(당시 마인츠)의 페널티킥을 막기 위해 골키퍼에게 손짓을 했던 적이 있다.

당시 손흥민은 키커 기준 오른쪽으로 뛰라고 손짓했고, 골키퍼가 오른쪽으로 뛰었지만 구자철이 반대편으로 차 성공했다. 구자철은 손흥민의 술수에 말려들지 않고 페널티킥으로만 2골을 넣었다. 당시 손흥민은 "내가 사인 보내는 것을 알고 (구자철이)반대로 찬 것 같다"고 했다.

손흥민-구자철 사례에서 보듯이 이번 황희찬-손흥민 장면도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황희찬의 SNS에선 '큰 불'이 났다. 일부 몰지각한 축구팬들이 황희찬을 야단(?)친 것이다.



"손흥민 킥 방향 알려주는 영상보고 헉 했다", "실망스러움...페널티킥 뒤에서 방향을 제시하는거...아무리 프로지만서도 같은 동료였는데...실망이야" 등 실망감을 드러내는 댓글이 홍수를 이뤘다. 여기까지는 아쉬움에서 나오는 의견으로 볼 수도 있다.

"이걸 가르쳐주다니, 민족의 배신자", "다 좋은데 손흥민주장님의 골차는 방향은 골키퍼에게 알려주지 마세요. 페어 플레이 합시다. 이건 퇴장 받아야할 반칙이라고 생각합니다!" 등 아쉬움에서 나오는 발언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댓글들이 홍수를 이뤘다.

황희찬은 황희찬대로, 손흥민은 손흥민대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코리안 더비'가 빚어낸, 어쩌면 흥미진진한 장면이 살벌한 악플로 인해 흠집이 나고 말았다.




사진=연합뉴스 / 유튜브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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