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호처 또 막으면 체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기한 연장을 위한 재청구에 나서면서 경찰은 7일 공수처와 ‘2차 집행’ 시기와 방법을 저울질하고 있다. 경찰은 2차 집행에선 현장에서 대통령경호처 직원 체포, 특공대 투입 등 한층 강경한 수단을 동원할 전망이다. 1차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박종준 경호처장은 이날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2차 체포영장 집행 때도 경호처가 막아설 경우 경호처 지휘부는 물론 직원들까지 체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경호처가 법원이 발부한 영장의 집행을 실력 저지하는 데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된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지난 3일 1차 집행 당시보다 투입되는 경찰력 규모를 한층 늘리기 위해 경찰특공대와 형사기동대 등을 투입하는 방안도 공수처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엔 공수처 30명, 경찰 특수단 120명 등이 동원됐다. 그러나 경호처가 1차 집행 이후 차벽을 세우고 철조망을 치는 등 경비 태세를 강화하면서 2차 집행을 성사시키려면 대규모 인력이 필요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경찰 안팎에선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 장기전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을 지낸 민관기 경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장기적인 체포 방법도 있다”며 “2박 3일이고 3박 4일이고 시간을 가져가면서 경호관 10명, 20명씩 계속 현행범으로 체포해 대열을 무너지게 한 다음 들어가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민 경감은 “경찰은 계속 교대근무를 하지만 경호처는 인원의 한계로 체력의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 출신인 이지은 더불어민주당 마포갑 지역위원장도 SNS에 “경찰 특공대 화력과 압도적 인원으로 처음부터 경호관 항거 의지를 분쇄해야 한다”며 “체포에 실패하더라도 철수하지 말고 교대하며 수색 및 체포 업무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오전 경찰의 출석 요구를 받은 박 처장은 “변호인 선임이 안 되어 출석이 어렵고, 오늘내일 중으로 변호인을 선임해 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처장은 지난 4일 1차 출석 요구 당시에도 “대통령 경호 업무와 관련해 엄중한 시기로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다”며 응하지 않았다. 8일 오전 출석을 통보받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 역시 불응이 예상된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