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서 러시아 특별기로 철수한 북한 외교관···북·러 밀착 과시

흐메이밈 러시아 공군기지서 철수
“벨라루스, 압하지야 외교관들과 함께”
쿠르스크 전선서 북한군과 우크라군 교전 확대



러시아가 시리아 주재 북한 공관 직원 철수를 지원하며 북·러 간 긴밀한 외교 협력을 과시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북한군이 본격 투입되면서 사상자가 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어 군사적 결속도 강화되는 모양새다.


15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통신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부는 이날 “(시리아 수도인) 다마스쿠스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의 일부 직원들이 벨라루스, 북한, 압하지야 외교관들과 함께 철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시리아 북서부의) 흐메이밈 러시아 공군기지에서 대기하던 러시아 국방부 항공우주군의 특별기를 통해 모스크바 치칼롭스키 공항에 도착했다”고 했다. 다만 일부 인원들의 철수에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러시아 대사관은 계속 운영 중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2015년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흐메이밈 공군기지를 활용하는 등 끈끈한 연대를 보였다. 시리아를 24년간 철권 통치했던 알아사드 전 대통령은 반군이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기 직전 탈출해 러시아로 망명했다.

이번에 철수를 지원한 벨라루스와 러시아는 1990년대 말부터 연합국가(Union State) 창설을 추진하며 정치·경제·군사적으로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압하지야는 조지아 내 친러시아 세력이 독립을 선포한 지역이다.

러시아와 사실상 한 몸 같이 움직이는 국가·지역 인원들과 함께, 북한 외교관 철수 지원 사실을 공개하면서 밀착 공조를 선전한 셈이다.

외교적 공조뿐 아니라 군사 협력도 강화되는 추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양측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과 우크라이나군 간의 교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DIU)은 14일(현지시간) 러시아군과 북한군으로 구성된 혼성 공수부대와 해병대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으며 회복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DIU는 “현재까지 러시아와 북한 병사들로 이루어진 전투부대의 전사자가 약 2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지만, 북한군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에서 다수의 북한군을 동원하기 시작했다”고 말하면서도 상세한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교전 성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이 본격적으로 전투에 투입되고 있다는 주장은 러시아 측에서도 제기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체제에서 선전을 담당해 온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13일 게시물을 통해 북한군이 일부 전투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잇따라 전했다. 이들은 북한군이 짧은 시간 안에 쿠르스크 지역의 전략적 거점을 탈환했다고 주장했다. 북한군은 2시간 만에 약 2㎞에 달하는 지뢰밭을 돌파하며 우크라이나군 약 300명을 사살했으나, 북한군도 일부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의 ‘제414 공격 드론 연대’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쿠르스크 전선에서 전사한 북한군 병사로 추정되는 시신 수십 구의 사진과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자료의 화질이 낮아 실제 북한군인지는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경향신문 주요뉴스

· 학생들 방청중인데…‘비상계엄’ 비판에 국민의힘 의원들 우르르 ‘퇴장’
· [속보]헌재, 윤석열 탄핵 사건 변론준비기일 오는 27일 오후 2시로 지정
· 김종혁, 탄핵 반대파 겨냥 “민주주의가 아니라 대통령이 충성 대상인가”
· 조국, 입감 전 마지막 메시지 “남은 건 검찰개혁···정권교체 전력투구해야”
· “윤 대통령 ‘윤상현에 김영선 공천 지시’ 취지 녹취 있다”···명태균측 주장
· [속보]공조본, 한남동 관저서도 윤 대통령 출석요구서 직접 전달 실패
· 이달 내 재판관 3인 임명 ‘헌재 완전체’로…‘파면열차’ 가속
· [단독]검찰, 김용현 전 국방장관 조사실로 ‘강제 연행’
· [리얼미터] 민주당 지지율 50% 돌파, 국민의힘 25.7% 최저치···격차 최대
· 계엄 이후 국힘 탈당 6.3배 증가···1차 탄핵안 부결 직후 탈당 최대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해제, 탄핵 순간 사라진 국회의원은 누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