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내란수사' 넘겨받은 공수처, 내부선 "15명으론 감당 안돼"

심우정 검찰총장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의 반대 속에 18일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수괴 혐의 수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했다. 공수처법 24조를 내세운 공수처의 이첩 요청을 수용함으로써 검찰·경찰·공수처의 현직 대통령 중복수사 논란은 해소됐다.

이날 오전 오동운 공수처장과 이진동 대검 차장이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회의 직후 대검찰청은 “검찰은 피의자 윤석열과 이상민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하고, 공수처는 나머지 피의자들 이첩 요청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요컨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특수본이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 수사는 검찰이 마무리한다는 의미다.


공수처는 지난 8일 사건 이첩 요청권을 처음 발동했지만, 검찰이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당일 김용현 전 장관을 긴급체포하고 10일 구속했다. 공수처법 24조는 ‘공수처장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응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검찰은 세부 규정이 미비한 점을 내세워 버텼다. 검찰은 이첩 1차 시한인 지난 13일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을 체포했고, 이어 여인형 방첩사령관(14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곽종근 특전사령관(이상 17일) 등 군 지휘부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했다. 이어 윤 대통령에게 출석(21일)을 재차 요구했다.

공수처는 지난 14일 “비상계엄 관련 사건을 18일까지 이첩하라”고 검찰에 최후통첩(2차)했다. 시한인 이날 오전 회의에서 오동운 처장은 검찰에 “이첩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검찰 수사는 공수처법을 위반한 수사가 된다”고 경고했다. 결국 대검 관계자도 “공수처법을 위반하게 되면 여러 법률적 리스크가 생길 수 있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이첩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공수처는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공수처 지도부 수사 의지는 강력하지만, 인력난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당장 내부에서 나왔다. 현재 공수처 검사는 검찰 출신인 이재승 차장을 등 15명. 정원(25명)의 60%다. 공수처 관계자는 “현재 인력으로 감당 안 되는 사건”이라며 “검경 인력을 파견받는 안이 추후 협의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 등 다른 주요 수사도 전면 중단이 불가피하다.

법적 한계도 넘어야 할 산이다. 윤 대통령의 주요 혐의 중 직권남용만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범죄다. 내란죄는 해당하지 않는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도 내란죄 수사권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대통령·장관 등의 공소권이 공수처에 없는 점도 한계다.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려면 다시 검찰에 기소를 요청하고 자료를 보내야 한다.

한편 공수처가 18일 문상호 정보사령관을 체포하면서 비상계엄 사태에 연루된 군경 수뇌부가 전원 구속되거나 체포됐다.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된 김용현 전 장관과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에 이어 문 사령관이 8명째다. 문 사령관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지난 1일 경기도 안산시 소재 롯데리아에서 만나 계엄 관련 논의를 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기관의 남은 과제는 내란수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 등 윗선 수사와 내란 부화수행·단순관여 등 실무자들을 향한 수사가 꼽힌다. 국회에 따르면 계엄 선포 직후 국회 봉쇄 작전에 투입된 군 병력은 707특임단 197명 등 685명으로 추산된다. 경찰 기동대의 경우 32개 부대 1900명에 달한다.

정진우·김정민·양수민·허정원·석경민 기자 dino87@joongang.co.kr

이 시각 많이 본 뉴스

▶ "트럼프 피해주 주목" 전문가 승부수 던진 종목
▶ 여고생이 학교서 애 낳았다…피의 응징 막장극 결국
▶ 월 80만원에 한달산다…은퇴자 해외성지 1위
▶ 김갑수 "이젠 목소리 내라"…임영웅 또 때린 이유
▶ "유영재, 젖꼭지 비틀어"…선우은숙 언니 충격 폭로
▶ 최민환 "성매매 정말 안 했다…호텔도 혼자 간 것"
▶ 15세 소녀 강간 혐의…체포영장 날아든 전직 대통령
▶ "숨 턱턱 막힌다…매일 고문" 故김수미 일기 충격
▶ [단독]"부정선거 흔적 없었다" 국정원, 尹담화 반박
▶ '알코올 중독' 60대 男 가장 위험…무서운 이 증상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진우.김정민.양수민.허정원.석경민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