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서유나 기자]
1% 확률로 낙뢰를 맞고 생존한 교사 김관행 씨가 병원에 1천만 원을 기부한 소식을 전했다.
12월 25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274회에는 낙뢰를 맞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온 고등학교 국어 교사 김관행 씨와 기적을 만든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지난 8월 5일 폭염과 국지성 폭우가 심한 시기, 광주와 전남 지역에는 하루 3천번 가까이 낙뢰가 떨어졌다. 당시 조선대학교로 연수를 받으러 갔던 김관행 씨는 낙뢰 맞은 나무 옆을 지나다가 쓰러졌고 바로 심정지를 겪었다.
다행히 1, 2분 만에 창문을 닫으려던 사범대 조교들이 김관행 씨를 발견했다.졸업을 위해 심폐 소생술 실습을 받아 심폐 소생술이 가능했던 조교들은 119에 신고하고 돌아가며 심폐 소생술을 시도했고, 김관행 씨는 7분 만에 출동한 119에 실려 2, 3분 거리의 조선대병원으로 실려갔다. 김관행 씨는 무려 40분간 심폐 소생술을 받아야했다.
김관행 씨의 어머니와 남동생은 간호사, 아버지는 의사였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김관행 씨의 아버지는 "아직도 생생한 기억이 많이 있다. 12시에 낙뢰를 맞은 것 같고 연락받은 게 12시 20분쯤이었다. '심폐 소생술을 20분 넘게 하는데 심장이 돌아오지 않는다면서 언제쯤 올 수 있겠냐'더라. '가족이 다 서울에 있는데 당장 내려갈 테니 열심히 해달라'고 했다. 내려가는데 전화를 해볼 수가 없더라. 무서워서. 관행이가 성격이 급해서 한 번씩 발목 삔 게 있다. '어디서 또 다쳤나보다'했는데 '심장이 안 돌아온다'고 하니까 그때부터 반은 내 정신이고, 반은 어떻게 광주까지 빨리 갈 건가. 지하철 타고 달리고 수서역에 내려 달려서 강남에서 30분 만에 SRT에 탄 건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따.
이어 "10분 뒤 전화가 왔다. '심장이 돌아왔다'고. 감사하다고 한시름 놓고 응급실 들어가서 보호자라고 말했는데 기관지 내 삽관 하고 의식 없고 몸에 기계를 다 걸어놨더라. 폐에 물이 많이 차서 산소 공급이 안 된다더라. 그 상태에서 버티면 사는 거고, 못 버티면 죽는 거라더라. 시간 지날수록 산소 농도는 계쏙 올려가고 승압제도 올려가고. 눈 앞에서 죽어가는 게 보이더라. 살아나기만 바랐다. 내 아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부어 있고, 많이 안 좋아 보여서 거기서부터 다시 답답하더라"도 밝혔다. 어머니 역시 "꿈인지 생시인지 저도 못 본 수많은 처치를 몸에 했다. 마음이 아팠다. 얼마나 고통스러울지"라고 토로했다.
김관행 씨는 상태가 악화돼 조선대 병원에서 치료를 못하고 전국 유일하게 응급의학과에서 에크모 치료가 가능한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조용수 교수는 "처음 조선대 병원에서 의뢰가 왔다.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치료가 어려운 상황에서 저희가 치료 해보겠다고 받았는데 상태가 몹시 안 좋더라. 자신있게 덤볐는데 10분 만에 '이상태론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에크모 치료를 했다"며 에크모란 "본인 심장 폐기능 제대로 안돼 피를 다 몸 밖으로 꺼내 그 피에 산소 주입해 몸을 순화시켜주는 거다. 심장과 폐 기능을 아예 밖에서 대신 해주는 기계다. 거의 죽기 직전 상태가 아니면 잘 안 쓰는 기계"라고 설명했다.
조용수 교수는 처음 봤을 때 김관행 씨 상태를 묻자 "처음에 일단 심폐소생술을 40분 넘게 해서 심장이 멎은 시간이 너무 길어 의식도 전혀 없었고 혈압 올리는 약을 최대한 농도로 다 썼음에도 혈압이 정상인의 절반도 유지가 안되고 있었고 산소도 인공호흡기 썼는데도 저산소증 심해 1, 2시간 이내 사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좌절스러웠다"며 김관행 씨 가족들에게 미안해 피해다녔던 사실도 털어놓았다.
하지만 김관행 씨는 치료 이틀째 에크모를 뗄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됐다. 의학적으로 낙뢰를 맞은 경우 사망률은 99%, 생존 확률은 단 1%였다. 조용수 교수는 "사실 1%라고 말하는데 그것보다 낮았다고 생각한다. 낙뢰 맞고 심장 멎은 사람은 30분 이상 심폐 소생술 안 하고 사망선고를 내린다. 저는 개인적으로 회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혼자 이겨낸 거다. 하늘이 도왔고 본인의 의지가 강해서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환자보다 먼저 의사가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느낀 바를 전했다.
김관행 씨는 전남대 병원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그는 "응급의학과에 기존에도 애정이 있었다. 제가 혜택을 볼 줄 몰랐는데 저희 아버지 친구분이신, 지금은 돌아가신 고 윤학덕 선생님이 계셔서, 그분이 계셔서 전국적으로 심폐 소생술 교육이 잘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다른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어 기부하게 됐다"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또 그는 살아난 이후 복권을 사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이것 자체가 로또 같아 이미 쓴 것 같아 안 사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제일 재수없는 사람 중 재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발견, 이송 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다 찾아뵈었다. 트라우마로 남을 장면을 보여드렸는데 이겨내고 살려주셔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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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확률로 낙뢰를 맞고 생존한 교사 김관행 씨가 병원에 1천만 원을 기부한 소식을 전했다.
12월 25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274회에는 낙뢰를 맞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온 고등학교 국어 교사 김관행 씨와 기적을 만든 응급의학과 조용수 교수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지난 8월 5일 폭염과 국지성 폭우가 심한 시기, 광주와 전남 지역에는 하루 3천번 가까이 낙뢰가 떨어졌다. 당시 조선대학교로 연수를 받으러 갔던 김관행 씨는 낙뢰 맞은 나무 옆을 지나다가 쓰러졌고 바로 심정지를 겪었다.
다행히 1, 2분 만에 창문을 닫으려던 사범대 조교들이 김관행 씨를 발견했다.졸업을 위해 심폐 소생술 실습을 받아 심폐 소생술이 가능했던 조교들은 119에 신고하고 돌아가며 심폐 소생술을 시도했고, 김관행 씨는 7분 만에 출동한 119에 실려 2, 3분 거리의 조선대병원으로 실려갔다. 김관행 씨는 무려 40분간 심폐 소생술을 받아야했다.
김관행 씨의 어머니와 남동생은 간호사, 아버지는 의사였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김관행 씨의 아버지는 "아직도 생생한 기억이 많이 있다. 12시에 낙뢰를 맞은 것 같고 연락받은 게 12시 20분쯤이었다. '심폐 소생술을 20분 넘게 하는데 심장이 돌아오지 않는다면서 언제쯤 올 수 있겠냐'더라. '가족이 다 서울에 있는데 당장 내려갈 테니 열심히 해달라'고 했다. 내려가는데 전화를 해볼 수가 없더라. 무서워서. 관행이가 성격이 급해서 한 번씩 발목 삔 게 있다. '어디서 또 다쳤나보다'했는데 '심장이 안 돌아온다'고 하니까 그때부터 반은 내 정신이고, 반은 어떻게 광주까지 빨리 갈 건가. 지하철 타고 달리고 수서역에 내려 달려서 강남에서 30분 만에 SRT에 탄 건 처음이었다"고 회상했따.
이어 "10분 뒤 전화가 왔다. '심장이 돌아왔다'고. 감사하다고 한시름 놓고 응급실 들어가서 보호자라고 말했는데 기관지 내 삽관 하고 의식 없고 몸에 기계를 다 걸어놨더라. 폐에 물이 많이 차서 산소 공급이 안 된다더라. 그 상태에서 버티면 사는 거고, 못 버티면 죽는 거라더라. 시간 지날수록 산소 농도는 계쏙 올려가고 승압제도 올려가고. 눈 앞에서 죽어가는 게 보이더라. 살아나기만 바랐다. 내 아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부어 있고, 많이 안 좋아 보여서 거기서부터 다시 답답하더라"도 밝혔다. 어머니 역시 "꿈인지 생시인지 저도 못 본 수많은 처치를 몸에 했다. 마음이 아팠다. 얼마나 고통스러울지"라고 토로했다.
김관행 씨는 상태가 악화돼 조선대 병원에서 치료를 못하고 전국 유일하게 응급의학과에서 에크모 치료가 가능한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조용수 교수는 "처음 조선대 병원에서 의뢰가 왔다.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치료가 어려운 상황에서 저희가 치료 해보겠다고 받았는데 상태가 몹시 안 좋더라. 자신있게 덤볐는데 10분 만에 '이상태론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에크모 치료를 했다"며 에크모란 "본인 심장 폐기능 제대로 안돼 피를 다 몸 밖으로 꺼내 그 피에 산소 주입해 몸을 순화시켜주는 거다. 심장과 폐 기능을 아예 밖에서 대신 해주는 기계다. 거의 죽기 직전 상태가 아니면 잘 안 쓰는 기계"라고 설명했다.
조용수 교수는 처음 봤을 때 김관행 씨 상태를 묻자 "처음에 일단 심폐소생술을 40분 넘게 해서 심장이 멎은 시간이 너무 길어 의식도 전혀 없었고 혈압 올리는 약을 최대한 농도로 다 썼음에도 혈압이 정상인의 절반도 유지가 안되고 있었고 산소도 인공호흡기 썼는데도 저산소증 심해 1, 2시간 이내 사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좌절스러웠다"며 김관행 씨 가족들에게 미안해 피해다녔던 사실도 털어놓았다.
하지만 김관행 씨는 치료 이틀째 에크모를 뗄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됐다. 의학적으로 낙뢰를 맞은 경우 사망률은 99%, 생존 확률은 단 1%였다. 조용수 교수는 "사실 1%라고 말하는데 그것보다 낮았다고 생각한다. 낙뢰 맞고 심장 멎은 사람은 30분 이상 심폐 소생술 안 하고 사망선고를 내린다. 저는 개인적으로 회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걸 혼자 이겨낸 거다. 하늘이 도왔고 본인의 의지가 강해서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환자보다 먼저 의사가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느낀 바를 전했다.
김관행 씨는 전남대 병원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그는 "응급의학과에 기존에도 애정이 있었다. 제가 혜택을 볼 줄 몰랐는데 저희 아버지 친구분이신, 지금은 돌아가신 고 윤학덕 선생님이 계셔서, 그분이 계셔서 전국적으로 심폐 소생술 교육이 잘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다른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있어 기부하게 됐다"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또 그는 살아난 이후 복권을 사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이것 자체가 로또 같아 이미 쓴 것 같아 안 사고 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제일 재수없는 사람 중 재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발견, 이송 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다 찾아뵈었다. 트라우마로 남을 장면을 보여드렸는데 이겨내고 살려주셔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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