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이 손흥민에 더티한 짓 했다고 그러네"…손흥민 PK 실축 사건→악플 속출, 英 언론도 관심 크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황희찬의 손짓으로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실축했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영국 언론도 이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황희찬과 손흥민의 엇갈린 운명도 재밌지만 이를 바라보는 한국 축구팬들의 반응에 더욱 흥미를 갖는 모양새다.


손흥민이 소속팀 경기에서 5년 만에 페널티킥을 성공하지 못해 화제가 된 가운데 상대팀 공격수 황희찬이 실축의 숨은 이유라는 주장이 등장했다.

실제 경기 장면에서도 황희찬이 손흥민의 슈팅 코스를 팀 동료에게 알려준 정황이 드러났다.

울버햄튼 지역지 '몰리뉴 뉴스'는 31일(이하 한국시간) "황희찬이 토트넘 홋스퍼와 경기, 손흥민의 페널티킥 상화에서 보여준 행동이 화제다"라고 알렸다.

울버햄튼과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은 30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맞대결을 펼쳐 2-2로 비겼다.



전반 7분 울버햄튼 공격수 황희찬이 아크 정면에서 그림 같은 통렬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터트렸고, 토트넘도 이에 질세라 5분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동점골을 넣었다.

전반 추가시간 토트넘 윙어 브레넌 존슨이 역전골을 터뜨려 토트넘이 승리하는 듯했으나 후반 막판 원정팀 스트라이커 예르겐 스트란 라르센이 재동점골을 넣어 2-2로 경기 종료됐다. 결과적으로 울버햄튼이 웃은 경기가 됐다. 울버햄튼은 승점1을 적지에서 챙기며 17위로 뛰어올라 강등권에서 벗어났다. 토트넘은 11위로 원래 순위를 되찾는 것에 그쳤다.

이날 경기는 황희찬과 손흥민이 모두 선발 출전하며 코리안 더비로 진행됐는데, 서로 다른 두 한국인 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처음으로 함께 골을 넣는 기록을 세울 뻔했다.

전반 42분 존슨이 얻어낸 페널티킥 때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신중한 태도 끝에 킥을 찼으나 상대 골키퍼 조세 사에게 완전히 간파당하고 말았다. 오른발 슈팅을 왼쪽 낮은 곳으로 찼는데 사가 보란 듯이 쳐냈다. 손흥민은 얼굴을 감싸쥐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페널티킥 장면만 봤을 땐 사가 손흥민의 움직임을 미리 파악하고 찬 것 같았지만 그의 도우미가 숨어 있었다. 바로 황희찬이었던 것이다.

경기 후 페널티킥 당시 황희찬의 공헌이 드러났다.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차기 위해 심호흡을 하는 동안, 이날 원톱으로 나서 하프라인 부근에 남아 있던 울버햄튼 공격수 황희찬이 사에게 왼팔을 높이 들면서 사에게 왼쪽으로 뛰라는 손짓을 보냈다.

토트넘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이 황희찬의 움직임을 눈치 채고 팔을 내리고자 했으나 황희찬은 뿌리쳤다. 사가 황희찬의 몸짓을 참고했는지는 확실하진 않다. 어쨌든 키커 기준 왼쪽으로 몸을 날려 손흥민의 슈팅을 정확히 막아냈다.



페널티킥 선방으로 무승부를 이끈 사는 경기 후 황희찬을 격하게 끌어안으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페널티킥 실축으로 고개를 떨군 손흥민은 이날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후반 19분 티모 베르너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몰리뉴 뉴스는 이 장면을 돌아보며 "황희찬이 사에게 오른쪽으로 다이빙하라고 손짓했다. 황희찬은 필사적으로 손을 들어 방향을 알렸다. 드라구신이 황희찬을 제지하기 위해 팔을 끌어내렸다"며 "황희찬은 한국 국가대표로 함께 뛰어서 손흥민을 잘 알 고 있다. 황희찬은 대표팀에서 손흥민이 왼쪽 아래로 페널티킥을 차는 모습을 자주 봤을 것이다"고 했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그라운드를 떠나면 프리미어리그를 뛰는 '유이한' 한국인 선수들로 우정을 나눈다. 리우 올림픽,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타르 월드컵 등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카타르 월드컵에선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황희찬이 결승포로 연결한 인연도 있다.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고 치른 승부 앞에선 다시 냉정했다. 황희찬이 웃었다.



다만 이후 일부 네티즌들이 황희찬 SNS에 달려가 악플을 다는 '만행'을 저질렀는데 영국 대중지 '더선'은 이를 흥미롭게 봤다.

'더선'은 "황희찬의 제스처에 대해 한 팬은 '그가 쏘니에게 더티한 짓을 했다!'라는 말을 했다"고 적었다.

매체는 이어 "다른 사람은 '손이 그 방향으로 슛을 할 거라고 호세 사에게 말한 건 황희찬이었어'라는 말을 했다", "'드라구신은 황희찬의 팔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반응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매체 '데일리 메일'은 "황희찬과 손흥민은 합쳐서 A매치 200경기에 달하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둘은 한국 대표팀에서 함께 중요한 순간들을 만들어 왔다"며 "하지만 이번 주말에는 서로 적으로 맞붙었다. 황희찬의 메시지는 사에게 정확히 전달됐다. 황희찬이 손흥민을 막아냈다"고 총평했다.

황희찬은 향한 악플은 아쉬웠지만 결과적으로 역사에 남는 코리안 더비가 되고 말았다.

사진=더선 / 연합뉴스 /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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