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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아닌 응원봉 특수"…이커머스는 마냥 웃지 못한다


이커머스서 한때 검색 1위 차지하기도…일부 제품은 품절
"탄핵 정국에 특정 정파 정치색 입혀질까 조심스러운 입장"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LED 야광봉, 평일 주문 시 토요일 집회에서 사용가능!", "탄핵 응원봉들고 여의도로, 모든 이익을 참가자분들게 돌려드리겠습니다.", "응원봉이 전국 품절이라 일부 수량만 판매합니다."

쿠팡에 등록된 LED 응원봉 판매글에 게재된 설명들이다. 응원봉에 '탄핵', '사퇴' 등이 적힌 스티커를 함께 제공하기도 했다. 아예 '집회봉', '탄핵봉'이라고 이름을 붙인 상품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커머스에서 판매 중인 LED 응원봉이 품절된 모습. [사진= 이커머스 앱 갈무리]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서 LED 응원봉이 널리 활용되면서 이를 구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유통가에서는 새로운 집회 문화가 때아닌 특수로 작용하고 있지만, 정국이 혼란스러운 만큼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실제로 지난 7~8일 주말 시위를 전후로 네이버쇼핑, 11번가 등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응원봉이 검색 순위 1위에 오르며 탄핵 촉구 시위의 주요 인기 상품이라는 점을 실감케 했다. 쿠팡 등에서는 LED 응원봉 일부 제품이 품절되기도 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도 응원봉을 판매하거나 빌려주는 거래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 K-POP을 주도하는 젊은 여성들이 집회에 대거 참여해 이 같은 현상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2030세대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시위에서 응원봉 흔들며 K-팝을 떼창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럼에도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뚜렷한 매출 증가 데이터를 확인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응원봉 카테고리만 떼서 집계하기 어려운 데다, 탄핵 정국을 이용해 매출을 올린다는 이미지가 생길 경우 입장이 다른 정치적 입장을 가진 이들에게 또다른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 온라인 플랫폼 관계자는 "응원봉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갑자기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12·3 비상계엄 당시 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가 뭇매를 맞은 사례도 있었던 만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 한 편의점에 LED양초, 핫팩, 방석 등을 판매한다는 종이가 붙어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응원봉 뿐만 아니라 겨울 시위, 집회 현장에서 필요한 상품들도 많이 팔리는 모습이다. 대규모 집회가 벌어지는 서울 광화문, 여의도 인근 편의점들에서는 LED 촛불, 핫팩, 방석, 건전지 등을 구비해 놨다는 문구를 출입문에 크게 써 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대규모 집회를 대응하기 위한 조치는 따로 없다"며 "점주들이 필요한 물품을 알아서 의사결정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탄핵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되더라도 규탄과 촉구 등의 혼란스러운 정국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일부 상품에 대한 특수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6년 탄핵정국 당시 촛불집회에서도 서울 한복판에 늦은 밤까지 수십만명이 모이면서 이른바 '씁쓸한 특수'를 누린 경험이 있다"며 "이번 역시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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