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소송 이어 노인차별 소송까지…그룹 이미지 타격에 국내로 파장 확산 가능성
최근 실적 부진에 기인한 롯데케미칼 재무 악화로 롯데그룹 전체가 휘청이고 있는 가운데 롯데케미칼 산하 미국 법인들도 사법리스크로 그룹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대적인 인사쇄신 과정에서 벌어진 전 직원들과의 법적 분쟁인데다 쟁점 사안 또한 미국 여론이 민감하게 여기는 ‘차별 이슈’이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의 미국 내 법적 분쟁은 사안 하나하나가 민감한 내용들이라는 점에서 국내 여론과 노동계에도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성희롱 피해자는 잘리고 가해자는 고용유지” 성차별 소송 휩싸인 롯데케미칼 미국 법인
롯데케미칼은 미국에서 기초화학과 첨단소재 사업을 모두 진행하고 있다. 앨라바마 공장(Lotte Chemical Alabama Corp.)과 캘리포니아 판매 법인(Lotte Chemical California, Inc.)이 미국 첨단소재 부문을, 롯데케미칼USA (Lotte Chemical USA Corp·이하 LC USA)와 그 종속 기업들이 기초화학 사업을 맡고 있다.
최근 롯데케미칼이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상황도 크게 악화돼 그룹의 골칫거리 전락한 가운데 이들 미국 법인들도 위기에 기름을 부울 만한 부정적 이슈에 휩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직원들과의 법적 분쟁을 겪고 있는데 갈등의 쟁점이 ‘차별’이라는 점에서 소송 결과에 따라 롯데그룹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앨라바마 중부 지방법원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앨라바마 공장은 현재 전 직원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원고 샤켈라 존스(Shekela Jones·여) 씨는 미국 연방법 ‘42 U.S. Code§2000e(이하 2000e)’와 ‘42 U.S.Code§1981a(이하 1981a)’를 근거로 지난해 9월 8일 롯데케미칼 앨라바마에 소송을 제기했다. ‘2000e’ 법안은 인종·피부색·종교·성별·국가·출신을 이유로 한 직장 내 차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81a’는 2000e 법안과 관련한 구체적 손해배상 내용이 명시된 조항이다.
법원에 제출된 소장 내용에 따르면 존스 씨는 2022년 롯데케미칼 앨라바마 공장에 취업한 지게차 운전자다. 존스 씨는 공장에서 근무하는 내내 한 남성 상사로부터 지속적인 성희롱을 당했고 이를 거부하자 강제로 손을 잡히는 등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그는 해당 문제를 인사담당관에게 보고했지만 남성 상사에 대한 징계나 처분은 이뤄지지 않고 분리 조치만 이뤄졌다. 심지어 경영진으로부터 “왜 여성 지게차 운전자를 고용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성차별적 발언을 듣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존스 씨가 경찰에 성희롱 행위를 신고하자 당일 해고 통보를 받았다. 반면 가해자인 남성 상사의 고용 상태는 유지됐다. 해고 후 존스 씨는 미국 평등고용기회위원회(Equal Employment Opportunity Commission·EEOC)에 신고했는데 이렇다 할 조치는 없었다. 결국 존스 씨는 가해자 남성 상사뿐 아니라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회사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현재 진행형이며 올해 3월 법원은 피고인 롯데케미칼의 일부 소송 기각 요청을 거부했다. 사건은 증거 수집과 추가 심리를 거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