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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랠리’ 돌입한 韓증시, 상수에 변수까지 고려한 ‘잠룡테마주’ 꿈틀

2024.12.17. 오후 6:09

무소속 우원식, 與 오세훈·원희룡, 野 김동연·이준석 부상…관련 종목 주가 껑충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로 내년 상반기 조기 대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국내 주식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정치인과 관련성이 있다고 알려진 종목, 이른바 ‘정치 테마주’가 또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 유력 대권 후보 테마주 외에 ‘잠룡’이라 불리는 새로운 인물과 관련된 테마주까지 등장해 증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정치 테마주로는 ‘우원식 테마주’ ‘이준석 테마주’ 등이 있다.

높아진 ‘조기 대선’ 가능성에 증권가 요동…새로운 잠룡 등에 ‘新 정치 테마주’ 불기둥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의 테마주로 꼽히는 뱅크웨어글로벌은 전일 대비 15.17% 오른 83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뱅크웨어글로벌 이날 장중 한때 상한가(+29.93%)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날(16일)에도 상승마감으로 장을 끝낸 뱅크웨어글로벌은 최근 3거래일 만에 60% 넘게 올랐다. 또 다른 ‘우원식 테마주’로 꼽히는 효성오앤비 역시 강세다. 이날 효성오앤비는 전일 대비 13.24% 오른 8980원에 거래되고 있다. 효성오앤비 역시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효성오앤비는 최근 3거래일 간 약 45% 상승했다.

뱅크웨어글로벌은 이경조 대표이사가 우 의장과 같은 경동고등학교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우원식 테마주’로 분류됐다. 효성오앤비는 본사가 우 의장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에 위치해 있어 테마주로 꼽혔다. 우 의장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서 가장 많은 조명을 받은 인물로 손꼽힌다.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국회 담벼락을 넘어 본회의를 개회한 일이 알려지면서 국민들 사이에선 현재 ‘월담 리더십’으로 불리고 있다. 우 의장은 원래 민주당 소속이었으나 올해 6월 국회의장에 오르면서 무소속이 됐다.

▲ 우원식 국회의장(사진 왼쪽)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사진=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관련주로 꼽히는 종목들의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다. 최근 이 의원이 조기 대선이 실시될 경우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향을 밝히면서 ‘이준석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의 주가가 급등했다. ‘이준석 테마주’로 꼽히는 종목은 삼보산업과 넥스트아이다. 삼보산업은 이 의원의 아버지 이수월 씨가 과거 삼보산업의 자회사인 하이드로젠파워의 법정관리를 맡은 이력이 있어 테마주로 엮였다. 넥스트아이 역시 이수월 씨가 감사위원으로 재직한 바 있다.

이 의원의 아버지 이수월 씨는 경북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투자증권)에서 근무했다. 퇴직 후엔 기업 법정 관리인으로 근무했다. 그는 유승민 전 국민의 힘 의원과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8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경북고와 서울대 경제학과 동기 동창이다. 삼보산업과 넥스트아이는 최근 3거래일 간 각각 31.5%, 32.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이 의원과 하버드대학 동문으로 알려진 민선식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YBM넷도 3% 넘게 올랐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과 관련된 종목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독주하다시피 하고 있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된 사법 리스크가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김 지사도 잠재적 대권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 김동연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뉴시스]

국내 증시에서 ‘김동연 테마주’로 꼽히는 종목은 SG글로벌과 씨씨에스 등이다. SG글로벌과 씨씨에스는 모두 김 지사의 고향인 충청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어 관련주로 분류됐다. 지난 일주일동안 SG글로벌과 씨씨에스는 각각 58.07%, 49.4% 상승했다. 같은 기간 또 다른 김 지사 관련주인 PN풍년도 22.5% 올랐다. PN풍년은 회사의 최상훈 감사가 김 지사와 덕수상고 및 국제대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테마주로 분류됐다.

오 시장은 ‘대한민국 소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장을 역임 중이며 지난 8월 차기 대선 출마 확률을 묻는 질문에 대해 51%라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의 관련주로 꼽히는 종목은 진양산업, 진양화학 등 진양홀딩스의 계열사들이다. 진양홀딩스의 계열사들은 양준영 진양홀딩스 부회장이 오 시장과 고려대 동문이라는 이유에서 테마주로 분류됐다. 지난 일주일간 진양산업과 진양화학은 각각 19.25%, 29.72% 상승했다.

원 전 장관은 최근 한동훈 국민의 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결’ 책임에 당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비상대책위원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원 전 장관 테마주로 불리는 종목은 제주반도체, 제주맥주 등이다. 제주반도체는 원 전 장관이 제주지사 시절 제주도를 첨단 산업 허브로 발전시키려는 사업을 추진한 이력 때문에 관련주로 꼽혔다. 제주맥주는 본사가 제주도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분류됐다. 최근 일주일간 제주반도체와 제주맥주는 각각 21.91%, 9.65% 올랐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증시를 지배하고 있는 정치테마주에 대해 높은 관심 자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투자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치테마주는 유력 정치인과 연관된 학연이나 지연에 기대면서도 실체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며 “기업의 실질적인 사업 성과보다는 정치적 연결성만 강조되는 경우가 많아 투자 위험도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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