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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 니체와 장자, 꿈과 현실

2024.12.19. 오전 9:24

아주 가끔씩 꾸게 되는 꿈의 패턴. 꿈에서 깨어났는데도 아직도 꿈이고, 다시 깨어났는데도 여전히 꿈속인 그런 꿈. 그렇다면 이건 중층의 꿈일까, 아니면 병렬식의 꿈일까? 깰 줄 모르고 덧대고 잇대던 꿈이 멈춘 순간에 마주하는 내 방 천정이, 아주 오랜만에 돌아온 듯 그렇게 낯설 수가 없는…. 떠난 적도 없는 자리에서 ‘다시 돌아왔다’는 안도감으로 내쉬는 한숨이 천정에 닿기도 전에 이불을 박차고 벌떡 일어나, 또 어찌 됐건 꿈보다는 감흥이 없는 일상으로 던져지는 이 현실이라는 것.

돌아보면 그 꿈의 구조와 별반 다르지 않았던 현실의 시간들을 살아온 것 같다. 그 순간에는 대강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에 되돌아보면 내가 뭘 모르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었던 순간이었고…. 분명 그 순간에는 최선이었는데, 다시 돌아보면 그것에도 최선을 다했어야 할 무언가를 보지 못하고 있었고…. 이제는 깨달았나 싶었는데, 여전히 모르고 있었던 순간들을 새로이 발견하며 계속해서 깨어나야 했던 이 삶이라는 것.

먼 미래에서 돌아보면 지금의 나는 또 무엇을 모르고 있을까? 그런데 삶이란 게 또 그렇지 않나? 대강을 미리 알 고 있는 반복조차도, 수월하고 무난한 ‘다시’인 건 아니니까. 중층 혹은 병렬로 잇대고 덧대는 반성과 각성을 살아가다 보면, 그 무지와 미지 사이로 다가오는 의외의 가능성들도 있고…. 확신만큼이나 무지의 병도 없고, 그 환상으로부터 깨어나지 못하는 몽매의 증상도 없다는 거.

장자의 말마따나, 꿈속에서는 그것이 꿈인지 모르고, 더 큰 깸이 있는 지를 모르고 살아가는 인생. 니체의 말마따나 꿈과 현실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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