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와 대화를 하다 보면, 방금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던 문제가 다시 거론되는 경험을 하게 되고 마치 대화가 반복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들은 ‘대화’라기보다 자신의 말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회전문을 돌 듯 계속 반복되거나, 자신의 잘못은 무시하고 당신의 잘못을 끄집어내거나, 자신이 한 일을 당신이 했다고 뒤집어씌우기도 한다. 때로는 전혀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1. 난 그런 적 없어, 네가 그런 거겠지
일반적인 사람들도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남에게 넘기는 투사(Projection)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는 이를 계산적인 방식으로 사용한다.
자신의 잘못을 상대에게 그대로 뒤집어씌우고, 만약 당신이 스스로를 변호하려고 하면 “네가 지금 그러고 있잖아”라고 회피한다. 결국 당신은 오히려 ‘내가 한 게 아니라는 증거’를 찾아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우연히 나르시시스트의 핸드폰을 봤는데, 바람으로 의심되는 수상한 메시지를 발견한 커플의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여자친구: “아까 네 폰에서 봤던 메시지 말이야… 무슨 내용인지 설명 좀 해줄 수 있어? 누군지도 모르겠고, 읽어보니까 꽤 친밀해 보이던데.”
남자친구: “그거? 아, 그냥 아는 사람이야. 뭐가 문제야? 설마 그걸 보고 바람이니 뭐니 의심하는 거야?”
여자친구가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자, 남자친구는 단순한 지인으로 관계를 축소해서 표현한다.
여자친구: “그냥 아는 사람이라고 하기엔, 메시지가 꼭 연인처럼 느껴졌어. ‘보고 싶다’, ‘빨리 만나고 싶다’는 말도 있었고… 너 평소에 나한테 하던 말투랑 똑같았잖아.”
남자친구: “와, 네가 그렇게 의심이 많은 줄은 몰랐네. 게다가 나한테 숨기는 건 네 쪽 아니야? 예전부터 뭔가 뒤에서 몰래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혹시 네가 바람피우는 거 아니야?”
여자친구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고 잘못을 지적하자, 나르시시스트는 곧바로 투사하여 여자친구의 행동이 더 수상하다며 책임을 떠넘긴다.
여자친구: “내가? 내 휴대폰은 늘 열려 있고, 시간 날 때마다 항상 너를 만나느라 딱히 뭘 할 겨를도 없는데 뭘 근거로 그래? 지금 네가 다른 사람이랑 이상한 메시지를 주고받는 걸 봤으니까 묻는 거잖아.”
남자친구: “그래, 네 폰은 열려 있나 보지. 근데 네가 누구랑 언제 어떤 대화를 했는지 내가 전부 알 수 있는 건 아니잖아. 혹시 너도 나처럼 누군가 몰래 만나면서 날 몰아세우는 거 아냐?”
본인의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자친구를 근거 없이 의심한다. 이때 여자친구는 억울함과 분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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