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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는 탄핵으로 망한 게 아니라 탄핵에도 정신 못 차려 망한 것이다.

2024.12.20. 오후 4:18

박근혜 트라우마의 본질… 한덕수 모의고사는 낙제점: 슬로우레터 12월20일.


권한대행이 ‘내란 대행’될 건가.

  • 한덕수가 양곡관리법 등 6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 양곡법은 “공급 과잉이 우려되고 재정 부담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가 준수해야 할 헌법 취지에 반한다”는 이유로, 증언감정법 개정안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의 요구권을 행사한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노무현(당시 대통령)이 탄핵 소추안이 가결돼 직무 정지 상태였고 고건(당시 권한대행)이 사면법 개정안 등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내란 특검법은 시간 끌기.

  • 거부권 행사 기한이 다음 달 1일까지다. 네 번째 통과된 김건희 특검법도 마찬가지다.

  • 한덕수도 내란죄 공범이라는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기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일단 최대한 시간을 끌 가능성이 크다.

  • 윤석열이 김건희 특검법 통과를 막으려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만큼 내란 특검법과 세트로 갈 가능성이 크다.

한덕수가 치른 모의고사.

  • 양곡관리법 등이 모의고사라면 내란 특검법은 수능이다.

  • 민주당은 당장 한덕수를 탄핵할 계획은 아니다. 양곡관리법은 한덕수에게도 부담이 크지 않고 민주당도 크게 문제 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 헌법 재판관 임명은 좀 더 복잡하다.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재판관 임명을 미루면 민주당이 한덕수 탄핵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

  • 헌법 재판관을 임명할 권한이 있느냐를 두고 논란이 있었지만 일단 한덕수가 거부권 행사라는 ‘적극적 직무수행’을 한 이상 국회가 추천한 재판관을 임명하는 ‘소극적 직무수행’을 거부할 명분이 없게 됐다.

“체포의 ‘체’ 자도 꺼낸 적 없다.”

  • 윤석열이 했다는 말이다. 윤석열 변호인단에 합류한 석동현(변호사)이 어제 기자들을 만났다.

  • 이미 곽종근(당시 육군특수전사령관)과 이진우(당시 수도방위사령관), 조지호(경찰청장) 등이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한 상황이다.

  • 기자들이 “계엄군 관계자들이 거짓말로 윤석열을 모함했다고 보느냐”고 묻자 “변호인단이 구성되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 석동현이 전달한 윤석열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다.

  • 첫째, TV로 예고하고 하는 내란이 어디 있나.

  • 둘째, 그만두라 한다고 그만두는 내란이 어디 있나.

  • 향후 탄핵 심판과 내란죄 수사 과정에서 밝혀질 부분이다.


쟁점과 현안.


“정보가 샌다.”

  • 김용현(당시 국방부 장관)이 3일 오후 주변에 했다는 말이다. 주변 사람들은 어떤 정보가 샌다는 의미인지 알지 못했다.

  • 그날 밤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민주당 등에 정보가 새어 나갈 수 있다고 보고 당초 계획보다 앞당겼을 가능성이 있다.

“계엄군 복귀시켜 정신교육 했다.”

  • 한겨레가 전직 사령관의 제보를 소개했다.

  • (국회 점령 등은) 헌법에 의한 것이라 문제가 없으며, 국회의원들을 체포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국회를 보호하려고 한 것이라는 등의 내용이었다고 한다. 계엄군 투입에 대해서도 질서 유지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 장병들의 휴대전화를 수거했고 교육이 끝난 뒤 다시 지급했다.

“사흘 전부터 흥분‧격노 상태였다.”

  • 여인형(방첩사령관)의 진술이다. 지난해 말부터 여러 차례 계엄 관련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 지난달 30일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 관저에서 윤석열을 만났는데 한동훈(당시 국민의힘 대표)이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던 무렵이었다.

  • 지난 6월에도 계엄이 필요하다고 해서 무릎을 꿇고 만류했다고 한다.

“거봐, 국회에 1000명은 보냈어야지.”

  • 계엄 해제 직후 윤석열이 합동참모본부 지하 벙커를 찾아 했다는 말이다. 국회에서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직후 오전 1시20분 합참을 찾았다.

  •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대국민 담화와 충돌하는 발언이라 향후 탄핵 심판에서 중요한 진술이 될 수 있다.

계엄 핵심은 노상원.


더 깊게 읽기.


특수본과 국수본의 갈등.

  •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우종수(경찰 국가수사본부장)와 박헌수(국방부 조사본부장) 등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했다. 수사 주도권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는데 아예 경찰을 수사 대상에 올려놓은 상황이다.

  • 검찰은 내란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국가수사본부가 비상계엄과 관련돼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박헌수가 여인형에게 전화를 받고 수사관 등을 국회에 보낸 정황이 확인됐다. 우종수가 관여한 정황은 특별히 거론된 게 없다.

  • 경찰은 “망신 주기용”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MBC뉴스(“검찰, ‘수사경쟁’ 벌이던 ‘경찰’ 상대 수사 착수”, 2024.12.20) 방송 화면 캡처.

왼쪽부터 우종수(국가수사본부장), 윤승영(수사기획조정관), 강상문(서울 영등포경찰서장)

윤석열 우편물 안 받으면 받은 걸로 친다.

윤석열 체포, 한덕수 결단에 달렸다.

“북한 도발하면 생방송” 준비했다.

이화영 대북 송금 항소심 징역 7년8개월.

이재명은 소송 기록 수령.

  • 고의로 받지 않은 건 아니라고 한다.

  • 법원이 발송한 지 9일 만에 항소심 소송 기록 접수 통지서가 송달됐다.

KBS 이사장 해임 취소.

  • 법원이 해임 처분을 취소했다.

  • 남영진(전 KBS 이사장)과 권태선(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둘 다 승소했다. 다른 사건인데 같은 날 선고가 났다.

  • 남영진은 이미 임기가 8월에 만료돼 복귀할 수는 없다.

  • 법원은 권태선의 해임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고 봤다. 지난해 9월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돼 이사장에 복귀한 상태다.

  • 남영진이 아웃되면서 KBS에는 박민(전 KBS 사장)과 박장범(KBS 사장)이 낙하산으로 내려왔지만 권태선이 복귀하면서 MBC는 아직 안형준(MBC 사장)이 버티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에 목매는 이유.


다르게 읽기.


원-달러 환율 1453원 찍었다.

  • 코스피 지수는 2% 가까이 급락했다.

  •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던 2009년 3월16일 이후, 15년 9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환율 충격, 금리 카드도 쓰기 어렵다.

  • 미국 기준금리가 4.5%까지 내려왔다. 한국은 이미 3.0%다.

  • 한국도 기준금리를 내릴 타이밍인데 가뜩이나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국면이라 자칫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부추길 수도 있다. 원-달러 환율은 1450원을 넘긴 상황이다.

  • 재정을 풀어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박형중(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은 “통화 정책보다 재정 정책이 경기 부양을 위해 중요한 정책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기급 환율 대란 온다.

  • 식품 업계는 내수 부진에 원재료 가격 인상, 높은 환율까지 겹쳐 삼중고라는 말이 나온다.

  • 수입 물가 상승과 민간 소비 부진, 투자 감소와 고용 위축 등 연쇄적으로 충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서는 한국 국민 53%가 내년에 소비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해법과 대안.


조건부 정기 상여도 통상임금이다.

“장애인 접근권 방치는 위법.”

  • 국가 배상 책임이 인정됐다. 정부가 휠체어 경사로 설치 의무 등을 규정하지 않아 장애인의 접근권이 제한됐다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 김명학(노들장애인야학 교장) 등이 낸 차별 구제 소송에서 1심과 2심은 정부의 고의 또는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2018년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서 정부는 개선 입법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봤다. “시행령을 개정하지 않은 것은 위법할 뿐만 아니라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는 결론이다.

  • 위자료는 10만 원이지만 판결의 의미는 크다. 장애인 접근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다.

무슨 대단한 첨단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다. 경사로를 놓으면 해결될 일을….

“대통령 권력 분산, 개헌 논의 시작해야 할 때다.”

  • 우원식(국회의장)이 한 말이다. 결선 투표제와 4년 중임제 전환을 제안했다.

  • “대권 도전은 생각해 본 적 없다”고 말했다.

개헌 논의, 시큰둥한 이재명.

  • “느닷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 윤석열 탄핵 소추안이 인용되면 곧바로 대선에 돌입한다. 개헌을 논의할 여유가 없다는 이야기다.

  •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60%였다. 4년 중임제가 45%, 의원내각제는 15%였다.

“윤석열이 문제 해결 걸림돌이었다.”

신촌 ‘차 없는 거리’ 11년 만에 해제.


오늘의 TMI.


지난 주말 탄핵집회 여의도에만 42만 명.

  • 1차 탄핵 표결이 있었던 7일은 21만9655명, 14일은 41만7837명으로 집계됐다.

  • 연령별로는 20대가 21%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19.9%, 40대가 19.7%로 뒤를 이었다.

  • 여성이 61.1%였다.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이 각각 17.9%와 12.0%를 차지했다.

40대 미혼 비율 20년 동안 다섯 배 늘었다.

간병하는 청년 가장 15만 명.

  • 13~34세 인구 1177만 명의 1.3% 수준이다. 돌봄이 필요한 가족이 있고 이를 돌볼 수 있는 다른 중장년 가족이 없는 경우 등의 조건을 걸어 이른바 ‘영 케어러’를 추산했다. 통계청 사회 동향 조사다.

  • 홀어머니를 돌보는 경우가 34%로 가장 많았다.

  • 62%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답변했다. 22%는 “삶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억대 연봉자 139만 명.

  • 지난해 근로소득 신고자 평균 연봉이 4332만 원이었다. 2.8% 늘었다.

  • 연말정산 신고 인원은 2085만 명. 면세자(소득이 적어 세금을 안 내는 사람)가 33%다.

  • 억대 연봉자는 6.7%다.


밑줄 쳐 가면서 읽은 칼럼.


알코올 의존증은 본질이 아니다.

  • 분노 조절 장애나 망상 역시 마찬가지다. 개인의 특성을 강조하면 본질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 이재성(한겨레 논설위원)은 “오히려 이런 정신병리학적 결함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 자리에 오르고 폭주할 수 있었던 구조적 원인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그 구조적 결함의 핵심에 검찰과 언론이 있다. 검찰은 정권과 조직을 동일시하며 국민의힘 서초동 지부처럼 행동했고, 언론은 공정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았던 윤석열을 칭송했다. 사람을 죽이고 살릴 수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이라는 국가적 폭력을 1인 체제의 전유물인 양 자의적으로 사용한 검찰이 있었기에, 언론이 그런 검찰과 대통령을 견제하지 못했기에, 윤석열이라는 광인의 시대착오적 쿠데타 시도가 가능했던 것이다.”

박근혜 트라우마의 본질.

  • “탄핵으로 망한 게 아니라 탄핵에도 정신 못 차려 망한 것이다.”

  • 이준희(한국일보 고문)는 “그들이 핑계 삼는 박근혜 탄핵 트라우마는 알량한 자리보전 의도가 앞선 오진(誤診)”이라고 지적했다.

  • “하루빨리 친윤의 오도(誤導)에서 벗어나 윤석열을 지우고 새로운 체질 변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 것 외에 보수 진영엔 어떤 선택지도 없다”는 이야기다.

개헌도 필요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 김종철(연세대 교수)은 “우물에 가서 숭늉 찾듯이 탄핵의 골든타임을 함부로 허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비상계엄 사태의 본질은 헌법이 무시되고, 헌법이 유린당한 것이지, 헌법의 권력구조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 내각제 하면 비상계엄 막을 수 있나. 내각제는 국회와 정부 모두를 집권 여당이 장악한다. 역설적으로 윤석열의 내란은 국회를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마저 부정하는 내란 방조자들이 정략적 목적으로 개헌론을 들먹일 자격과 공간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윤석열의 주변 사람들.

  • 한덕수는 윤석열을 “대인”이라고 했다.

  • 김용현은 “대통령님은 속 썩이는 자식이 없어서인지 온종일 머릿속에 나라와 국민 생각만 하는 참 미련하신 분”이라고 했다.

  • 이주호(교육부 장관)는 킬러 문항으로 논란이 되자 “대통령은 입시 수사를 여러 번 해서 (전문가인) 내가 많이 배우는 상황”이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 유상임(과학기술부 장관)은 “모든 분야 지식에 통달한 전문가”라며 “AI에 대한 이해, 또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인식한 분은 대통령이 단연 발군”이라고도 했다.

  • 일론 머스크가 이런 말을 한 적 있다. “누구든 (내 앞에서) 가면을 쓸 수 있지만 주변 사람은 그렇지 않다. 누군가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친구나 동료가 어떤 사람인지 봐라.”

  • 윤석열 주변 사람들을 보면 윤석열을 알 수 있다. 안혜리(중앙일보 논설위원)는 “윤석열이 골라 뽑은 고위 공직자들의 면면을 보면 윤석열이 평소 어떤 보스였길래 시대착오적인 계엄 계획이 실제 실행으로 이어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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