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은퇴한 추신수(42)가 내년부터 SSG 랜더스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을 맡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SSG 구단은 지난 27일 "추신수를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총괄로 선임했다"라고 밝혔다.
추신수는 11월 초 은퇴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지금은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다. 여러 제안을 받고 있지만, 그 자리에 어울릴만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을 것이다. 일단 충분히 쉬면서 천천히 생각하겠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가족과 떨어져 지냈던 만큼 미국에 머무르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였다.
구단 관계자는 "추신수 구단주 보좌역이 처음부터 구단의 프런트직 제안을 받아들이진 않았다. '아직 준비가 덜 됐다' '좀 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의사도 있었다"라면서 "구단의 제안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11월 말~12월 초 사이였다"라고 말했다. 추신수의 보직은 프런트로 새출발을 결정한 후 상의 끝에 확정됐다.
그렇다면 SSG는 왜 구단주 보좌역을 제안했을까. 앞서 KBO리그에서도 '단장 보좌' 직함을 단 경기인 출신이 있었지만, 역사상 '구단주 보좌역'은 추신수가 처음이다. 그의 커리어와 경력을 고려해 '구단주 보좌역'을 맡겼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추신수와 SSG 랜더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인연도 이런 역할을 맡기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정용진 구단주는 2021년 추신수를 직접 설득해 SSG 입단을 끌어냈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자주 소통했다.
특히 정용진 회장의 야구 사랑은 특별하다. 홈구장인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수시로 방문해 응원했다. 그러나 올해 초 그룹 회장으로 승진해 회사 경영에 매진하면서 야구장을 찾는 발걸음이 크게 줄어들었다. 여전히 야구에 관한 관심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추신수가 구단주 보좌역을 맡으면 팀 안팎의 상황에 대해 보다 빠르고 자세하게 전달받고, 또한 의사소통할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는 팀 내에서 유망주 육성에 전념하고 대외적으로는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행보를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프런트 업무를 맡아 팀 운영과 경영 등의 경험을 쌓으면서 더 넓은 미래를 그려볼 수도 있다.
구단 관계자는 "추신수 보좌역이 2021년 입단할 때 구단에선 선수로서 역할만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지도자를 비롯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했다"라면서 "만일 은퇴 이후 한 번 팀을 떠난다면 더 좋은 제안을 받는다거나 다시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 그래서 '함께 하자'고 계속 말했다"고 밝혔다. 추신수 구단주 보좌역의 역할과 권한에 대해선 "선수 지원 및 운동 여건 개선, MLB 인적 네트워크 활용, 1~2군 선수 육성, 구단 미래 전략 및 중요한 의사결정 지원 등을 맡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추신수 보좌역은 "구단주 보좌라는 KBO리그 최초의 직함으로 다시 한번 한국프로야구 발전과 SSG 랜더스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게 돼 많이 설렌다"라며 "나에게 주어진 역할과 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배움과 연구를 계속할 것이다. 또한 1군과 2군 선수단의 가교 역할뿐만 아니라 구단의 선수 운영에 대한 의견도 적극 개진하는 등 맡은 바 소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