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가 사라졌다"…가난한 인도양 섬 휩쓴 폭풍, 수백명 사망 우려

초강력 사이클론이 인도양에 있는 프랑스령 마요트섬을 강타하면서 수백명 이상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현지시각) AFP 통신,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14일) 아침 마요트섬에 시간당 최고 풍속 225㎞ 수준의 사이클론 ‘치도’가 상륙했다.

현지 병원 등에 따르면 애초 공식적으로 보고된 사망자는 11명, 부상자는 246명이지만 현지 당국은 사상자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프랑수아-자비에르 비외빌 마요트 총독은 “피해규모가 완전히 파악되면 사망자 수가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어쩌면 수천명이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브뤼노 리테로 내무부 장관도 “모든 임시 주택이 완전히 파괴됐다”며 “엄청난” 수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사이클론 상륙 직전 나무가 뿌리째 뽑히고, 건물의 지붕이 날아가고, 전선이 끊어졌다는 보고가 잇따랐다. 현지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바람을 이기지 못한 지붕이 날아가는 모습, 책상 밑에 몸을 숨긴 채 구조물을 꼭 잡고 버티는 주민들의 모습 등이 담겼다.

피해 지역 주민인 모하메드 이슈마엘은 당시 상황을 “비극”에 빗대며 “마치 핵전쟁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동네 전체가 사라지는 걸 내 눈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번 사이클론 강타로 마요트 수만 명의 사람들이 집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 동쪽 코모로 제도에 위치한 인구 마요트섬은 프랑스의 재정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빈곤과 실업, 정치적 불안정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32만명의 인구 중 75%가 빈곤선 이하에 살고 있으며 실업률은 3분의 1에 이른다.

특히 주민 대부분이 판금 지붕을 얹은 판잣집에서 살고 있는데, 프랑스 망명 신청을 위해 온 서류 미비 이민자를 포함해 가난한 사람들이 머물던 임시 주거지의 피해가 컸다고 BBC는 전했다.

이재민들은 사흘째 심각한 식량과 식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이재민은 물 공급을 기다리는 줄을 서면서 " 언제 물이 나올지 몰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물만 얻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마요트에 구조대원 250명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프랑스 본토 구조대가 마요트에 도착해 수색 구조활동에 들어갔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수색구조작업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현지 소방 관계자는 15일 아침 지역 라디오를 통해 “응급 신호조차 막혔다”며 “휴대전화 서비스도 먹통이고 섬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락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모잠비크 기상 당국에 따르면 사이클론 치도는 이날 새벽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채 모잠비크 부부 펨바 남쪽 약 40㎞ 지점에 상륙했다.

모잠비크 유니세프 대변인인 가이 테일러는 “많은 주택이 파괴되거나 심각하게 손상되는 등 피해를 봤으며 이로 인해 의료 시설과 학교가 폐쇄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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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아 기자 kimself@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