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상드르 타로(Alexandre Tharaud)는 탁월한 편곡 감각을 겸비한 피아니스트입니다. 그는 다양한 악기를 위해 작곡된 클래식 작품을 피아노로 재해석해 연주하곤 하죠. 2023년 내한 공연에서도 드뷔시(Debussy)의 관현악곡을 직접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해 연주한 바 있습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바흐(Bach)의 다양한 작품을 그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새롭게 변용해 솔로 피아노로 연주했습니다. 사실 바흐의 음악을 피아노로 편곡한 사람은 이전에도 많았습니다. 바흐 특유의 정교한 화성과 음악 구조가 어떤 악기로 연주해도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죠. 타로는 바흐가 원래 의도했던 요소를 최대한 살리는 데 집중해 편곡과 연주를 펼쳤습니다. 이번 음반에서 주목할 점은 각 작품의 악기 특성을 피아노로 섬세하게 표현하는 타로의 연주입니다. 원래 오르간, 류트, 하프시코드, 바로크 플루트 등의 바로크 악기를 위해 만들어진 작품들이 매력적인 피아노 음색으로 되살아나죠. 그중에서도 그의 신중한 접근이 가장 돋보이는 건 원래 성악을 위한 작품인 '요한 수난곡(Johannes-Passion)'입니다. 타로는 크레셴도를 강조하고 페달을 오래 누르며, 마치 교회에서 연주하듯 어둡고 묵직한 음향을 만들어냅니다. 또한 '플루트 소나타(Flute Sonata), BWV 1031' 중 2악장 시칠리아노에서도 깔끔한 테크닉을 구사해 매혹적인 멜로디를 부각합니다. 바흐 음악의 본질을 놓치지 않으면서, 더욱 따스한 감성을 불어넣는 타로의 손끝에 집중해보세요.
- 2024년
-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 &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 아카데미
- 다닐 트리포노프, 필라델피아 관현악단 & 야닉 네제-세겡
- 고티에 카퓌송, 안토니오 파파노 &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 시오카와 유코 & 안드라스 쉬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