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준비물 체크리스트 · 커피 선결제… 시민들 SNS로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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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서도 촛불 대신 응원봉 9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대구시민시국대회’에서 시민들이 다양한 색깔·모양의 응원봉을 흔들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 탄핵집회 앞선 ‘온라인 연대’

편의시설 정보 공유 사이트 등장

“못가는 대신 커피·떡” 원격 응원

국회인근 카페 “해외서도 선결제

14일 집회 앞두고 주문 몰려들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촛불집회’가 규모를 키워가며 매일 전국에서 이어지고 있는 데에는 ‘잘파세대(MZ세대+알파세대)’로 불리는 1020세대 중심의 ‘SNS 공유 문화’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각종 집회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SNS에 공유하고, 집회 장소 인근 카페에 ‘커피 선결제’ 주문을 넣으면서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국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지는 오는 14일 이 현상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10일 SNS상에는 전국 집회 일정뿐만 아니라 국회 인근 화장실 정보, ‘간식 서포트’ 정보까지 정리된 ‘촛불집회 가이드’ 사이트가 공유되고 있다. 자신을 정보기술(IT) 개발자라고 밝힌 이 사이트 운영자는 “집회 나갈 때 조금이라도 도움 됐으면 해 용기 내 만들었다”며 지난 7일 이 사이트를 공개했다. 이 사이트에는 매일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여의도 일대 편의 시설이 총정리돼 있다. ‘집회 뒷정리’를 맡을 봉사자를 모집하는 채팅방과도 연결해준다.

각종 ‘집회 준비 체크리스트(위 사진)’도 등장했다. 한 시민은 X(옛 트위터)에 “다 같이 안전한 시위를 만들자”며 방한복, 비상식량 등을 꼭 챙길 것을 당부했다. 한 대학 학생들은 ‘위기 시 행동 요령’을 정리, 보수단체의 ‘맞불집회’와 충돌했을 때, 경찰의 불심검문 및 동행 요구가 있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공유하고 있다.



해외 거주나 개인 사정 등으로 불참하는 시민들은 집회 장소 인근 카페에 선결제 주문을 하며 참가자들을 ‘원격 응원’하고 있다. 국회 인근 한 떡카페 사장은 “지난 주말에만 100건이 넘는 선주문이 들어왔고, 이후 매일 주문이 밀려온다”고 전했다. 그는 “고등학생부터 퇴직자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주문을 하고 있다”며 “지방은 물론이고 독일, 이탈리아 등 해외에서도 연락이 오는데, 대부분 ‘내가 참여하지 못하니 커피 한 잔씩 나누고 싶다’는 이유다”고 전했다. 실제 한 시민은 10일 오후 6시부터 진행되는 시위를 앞두고 “오후 3시 ‘○○커피’에 아메리카노 100잔을 선결제해뒀다”는 글(아래 사진)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한 스타트업은 14일 국회 앞에서 열릴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아메리카노 300잔을 선결제해뒀다”며 “안전하고 평온한 일상이 다시 돌아오길 기원한다”는 글을 SNS에 공유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시민들은 ‘원정 카풀’을 모집하기도 했다. 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4일 탄핵시위에 혼자 가기 적적한데 함께 카풀해서 가자”는 글이 올라왔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1020세대가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현재 이들은 기존 세대의 집회 방식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대하고 있다”며 “이들의 참여로 집회가 축제처럼 진행된다면 집회 참여율과 지속성을 높이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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