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이기헌 의원은 중앙일보에 “오물풍선 원점타격 지시를 거부한 김 의장에게 김 전 장관이 퍼부었다는 폭언과 관련해 당시 군 고위 관계자의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계엄 선포 닷새 전인 지난달 28일 오후 북에서 32번째 오물풍선 남하 소식을 들은 김 전 장관이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에게 비화폰으로 전화를 걸어 ‘경고 사격 후 원점을 타격하라’고 지시했고, 이 본부장이 거부하자 김 전 장관이 질책했다고 한다. 이 작전본부장은 김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친 뒤 자리에서 ‘힘들어서 못 하겠다’는 취지로 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김 의장과 이 작전본부장이 ‘이제까지 국방부 대응 원칙과 다르다’ ‘원점타격은 잘못하면 국지전으로 갈 수 있다’ ‘민간에 피해가 갈 수도 있다’며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그 이후 부관들이 있는 자리에서 김 의장 등에 대해 날 선 말을 쏟아냈다고 한다. 이 자리에 김 의장과 이 작전본부장은 동석하진 않았다고 한다.
이 의원 측은 군 고위 관계자를 제보의 출처로 밝혔다. 당시 김 의장과 이 작전본부장의 반대로 김 전 장관의 원점타격 지시는 실제 실행되진 않았다고 한다.
김 전 국방장관과 김 의장 사이의 마찰로 김 의장이 계엄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12·3 비상계엄의 계엄사령관은 군 서열 1위인 김 의장이 아닌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맡은 바 있다. 본래 계엄업무는 합참 작전본부 계엄과에서 담당한다. 이 의원은 “김 전 장관 입장에선 자신의 지시에 딴지 걸지 않고 말 잘 듣는 육사 출신 계엄사령관이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합참의장은 이날 합참 공보실을 통해 “김 전 장관으로부터 ‘개념없다, 빼라’는 말을 들은 바 없고 북 오물 쓰레기 풍선 살포와 관련해 국지전을 유도하기 위한 김 전 장관의 원점 타격 지시는 없었다”며 “김 전 장관이 지난달 28일 전투통제실에 방문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밝혔다.